[V세상이 만난사람] 우리동네를 지키는 수호대 "북한산지킴이"
인터뷰, 사진 : 쑥이자봉씨
바야흐로 가을. 온 산이 예쁘게 물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단풍놀이이다. 평소에 등산과 담쌓던 사람도 예쁜 풍경을 눈에 담고자 젖 먹던 체력까지 끌어 올려 가을 산행을 가곤 한다. 산은 늘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누군가의 손길이 닿기에 유지되고 사람과 함께 숨쉴 수 있다. 산길을 정비하고 누군가가 버린 쓰레기를 줍고 정상등산로를 벗어나 만들어진 훼손길에 나무를 심고 메꾸는 것도 다 사람들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북한산 환경 정화 활동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북한산 자락의 마을을 주민들 스스로 가꾸고 아름답게 지켜나가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북한산지킴이’의 이진원회장을 만나 그들의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진 원
現 북한산지킴이 회장
북한산지킴이 카페
http://cafe.naver.com/qnrgkstkswlzladl
북한산지킴이는 언제 처음 만들어졌나요?
13년전에 구청에서 일반 골목지킴이 같이 산 지킴이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서대문구에 산지킴이 5개 단체가 있는데 처음에 산지키기 일환으로 주민들이 45명이 모여서 시작하게 되었다. 회원 스스로 둘러 싸여 있는 북한산 줄기 환경정화 활동부터 시작하게 됐고 하다보니 우리 동네 뒷동산에 야생화가 많이 피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옛날 어르신들이 살던 곳이 철거당하면서 지저분해진 곳에 야생화를 심기 시작했다. 북한산지킴이 정기 모임이 매 월 첫째 주 일요일 오전 7시 인데 그 모임을 12년 째 이어가고 있다.
그 동안 해 온 활동에 대해 설명 부탁드릴게요.
서대문구자원봉사연합회라는 것이 있다. 거기 가입하면서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교육을 알게 되었다. 자원봉사센터의 안내문을 교육을 받은 후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풀뿌리지원사업으로 3년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첫 해에는 화분을 구입해서 야생화를 심어 독거노인들 찾아가는 행사를 했다. 그 것이 첫 해 공모사업으로 선정이 됐다. 사업을 하다보니 한 달에 한 번 그냥 찾아가는 것보다는 국수라도 한 그릇 드리는 것이 좋겠다 싶어 자원봉사자들이 어르신들을 모시고 웃음치료사분들도 연계해서 지역 어르신들을 지속적으로 돌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2차 사업은 이 쪽 지역이 서민동네여서 사실 놀려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못습을 보면서 ‘우리 동네에서도 좀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우리 동네에 야생화 동산 산책길을 만들자 라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 일환으로 이야기거리가 있고 볼거리가 있는 호박 터널을 만들어 보자 해서 2년째 진행하고 있다.
3차 사업은 우연히 교육중에 SVC와 벽화사업에 대해서 얘기하게 되었다. 때마침 재개발로 묶이게 된지가 10년이 넘어 동네가 좀 지저분했고 주민들이 지저분한 군데군데에 페인트만 칠하는 정도였다. 이 때 기업프로젝트와 연계된 벽화사업을 제안 받았다. 그렇게 되어 기업과 연계되어 벽화를 시작한지가 올해가 3년차이다. 벽화사업을 하면서 작년에 2,000명 정도 봉사자가 활동을 할 정도로 지금 호박골 마을 15,000평정도의 80%정도가 벽화로 칠해졌다. 호박골, 호박터널을 위시로 해서 개발을 했는데 벽화는 호박터널로 올라오는 길에 볼거리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
벽화사업을 하다가 새로운 아이템이 있으면 제안을 해보라고 해서 제안한 것이 우체통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벽화를 하다보니 우체통이 삭아 있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상태가 괜찮은 우체통은 페인트로 칠해주고 우체통이 없는 곳은 예쁜 우체통을 만들어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지금은 기업연계도 되고 했는데 처음에 시작할 때 재정은 어떻게 충당했는지?
사실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면서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풀뿌리 사업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 전에 몇 년간은 회원들의 회비를 걷어서 운영을 했다. 남는 돈이 있으면 저축하고 봉사자들이 활동을 올 때 심을 나무 한그루라도 사오게끔 했다. 자원봉사를 맹목적으로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었다. 그동안 회원들 스스로 특히 회장단에서 많이 충당을 했다. 이제는 주민분들이 후원을 해주시기도 하신다.
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한국 사람들은 표현력이 부족한데. 어르신들 만날 기회가 있어서 마을의 변화에 대한 부분을 여쭤보면 대부분의 의견이 긍정적이다. 지금 우리가 해놓은 벽화나 우체통 호박터널 등 다 긍정적으로 느낀다. 한 번에 다 모든 것을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좋게 본다. 벽화사업만 해도 동네에 볼거리를 제공하고 초등학교등도 연결해서 벽화도 완성시켜 주는 일들을 한다. 맞벌이를 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동네인데 동네에서 즐길거리를 만들어 주니 좋다는 의견도 많다. 행사할 때도 주민 분들이 떡이나 음료수를 주기도 하신다.
활동이 점점 많아 지고 진화가 되고 있는데 어려운 점은 없으신지?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데 10년 전에 했던 분들이 아이들 때문에 자원봉사 확인서가 필요해서 오는 분들이 있었다. 그 분들 중 활동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는 분들이 있다. 또 연세가 드시다 보니 몸이 아파서 못 오시는 분들도 계시다. 점점 회원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내용적으로는 알차지만 내부적으로는 인원이 부족하고 젊은 층이 부족하다. 이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중,고,대학생들 제외하고 대부분의 연세가 50대가 거의 막내이다. 청소년회원들도 있는데 아이들이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우리한테 용기를 주는 일이다.
앞으로 꿈꾸는 것들이 있으시다면?
더 욕심을 낸다면 아이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제대로 된 체험장을 만드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해야 할 일은 많다. 하지만 조금 더 노력해서 뒷동산에 제2의 놀이공원이 된다면 더 이상 좋을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야생화 사진을 60커트 정도 액자까지 해서 다 만들어 놨는데 전시를 할 공간이 없다. 아이들에게 1년 열두달 월 별로 자라나는 야생화 꽃을 보여주고 싶다. 지금 현재도 아이들이 견학으로도 오고 매일 오는 곳도 있다. 토끼장과 닭장, 쉼터, 노천극장 공간도 있다. 그런데 비가오면 피할 공간이 없고 아이들이 와서 자연과 함께 책 볼 수 있도록 도서관도 열고 싶다. 젊은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와서 자연과 어울릴며 그냥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머물러서 커피 한 잔이라도 하면서 그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자립해야 한다. 아직은 하지만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이 많이 부족하긴 하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 지는 아직도 고민이다. 하지만 분명한건 서울시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우리 단체가 새로운 세계를 만났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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