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에서 V세상을 찾다]마을에 스며들다 "삼덕마을"
인터뷰.글 ㅣ 범이자봉씨
사진 ㅣ 홍보서포터즈 홍보반장 2기 오지선
인터뷰이 ㅣ 삼덕마을 김수희 총무, 정릉종합사회복지관 김승희 사회복지사
12층 이사왔어요, 7살 꼬마의 메시지에 포스트잇 댓글 '훈훈한 아파트' [인터뷰 365, 2011.12.30 기사]
이웃 주민이 이사를 와도 알지못하는 요즘 우리 삶, 포스트 잇을 통한 주민과의 대화가 훈훈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기사 입니다. 예전의 우리는 동내 주민이 함께 음식도 나누고, 김장도 함께 하는 마을 공동체의 모습이 보기 쉬었지만, 지금은 포스트 잇을 통한 대화와 소통이 훈훈한 이야기로 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서서히 스며들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정릉3동 풀뿌리단체 "삼덕마을" 입니다. 지금 저와 함께 가보실까요?
1. 삼덕마을을 소개해 주세요
삼덕마을은 삼덕(三德), 세가지 덕을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정릉의 마을공동체에요. 첫 번째 덕은 효덕(孝德), 삼대가 함께 사는 효가 넘치는 마을, 두 번째 덕은 선덕(善德), 이웃간의 베풂이 있는 마을, 세 번째 덕은 청덕(淸德), 친환경 에너지가 넘치는 마을입니다. 말씀 드린 세가지 덕목을 중심으로 2014년부터 지역주민들이 하나, 둘 만나면서 고민을 하고, 움직이기 시작해서, 지금은 15명의 마을공동체 운영위원을 중심으로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주민들이 함께 시작하게 된 것은 아니고요. 아마 우리 삼덕마을을 오시면서 표지판에서도 보셨겠지만 서울시 에너지 자립 마을이라고 보셨을 거에요. 삼덕마을은 1960년대 말 형성된 단지로, 50여년 동안 삼대가 함께 살고 조용한 주택단지였어요. 그러다 보니 건축물들이 40년 이상 지나, 개선이 필요했고 서울시에서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에너지 마을 사업을 시작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조금씩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됐어요. 골목 CCTV설치, 화단조성, 주거지 태양광 에너지 사업 등에 참여도하고, 그리고 지금 인터뷰 하고 있는 마을회관도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에서 회관 건물을 매입해서 제공하게 됐어요.
아직 마을회관의 리모델링이 다 완성되지 않았지만,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논의도하고, 에너지자립마을 사업 홍보도 하고 이렇게 마을회관에서 모이다 보니, 주민들이 회의 뿐만 아니라, 모여서 활동을 하는 공간이 됐어요. 이렇게 삼덕마을은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모이는 마을공동체가 형성된 거죠.
2. 삼덕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삼덕마을 주민들은 아주 발달된 도시민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더분한 농촌주민도 아니에요. 그리고 어르신들이 많이 계세요. 어르신과 중 장년층, 그리고 청년이 3대3 비율로 거주하긴 하지만, 주변에 보신것 처럼 국민대학교가 위치해 있다 보니, 외부에서 와서 마을에 거주하는 청년들도 많이있어요. 하지만 외부의 청년들은 함께 소통하기는 쉽지 않죠. 마을의 어르신들은 오랫동안 생활하시고, 조용하신 분들이지만, 마을주민간의 왕래는 많지 않았어요. 하지만 마을 회관이 생기고, 둘러앉은 밥상, 정기회의 등을 하면서, “자네 오랜만이구려”라고 인사도 건내고 안부도 물으면서 이웃간의 정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어요.
삼덕마을은 주민들이 매월 정기적으로 첫째 주 월요일 저녁에 정기회의를 해요. 그리고 중간에 임시회의도 진행하면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행사를 함께 준비해요. 둘러앉은 밥상이 좋은 예인데요. 우리 예전의 마을을 보면 음식을 하게되면, 마을주민들이 함께 음식을 돌리고 나눠 먹잖아요. 그것처럼 우리 마을 주민들이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눠요. 그리고 시끌시끌 골목축제라고 해서, 주민들이 함께 영화를 보기도하고, 벼룩시장을 열기도해요. 예를 들어, 삼덕마을은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계시는데 어르신들이 영화를 보러 다녀오시기는 쉽지 않잖아요. 혼자 다니시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누가 같이 가자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지난 번에는 우리 마을회관에서 영화 “전국노래자랑”을 함께 보고 음식도 나누는 시간을 갖었어요. 그리고 마을 가꾸기, 나들이, 삼대가 함께 모여 3대의 어울림이란 활동도 삼덕 마을 주민이 함께해요.
3. 삼덕마을을 소개해줄 따뜻한 이야기 있나요?
우리 삼덕마을은 어르신이 많이 거주하고 계세요. 그리고 마을회관 바로 뒤 편에, 노인의 집이라고 어르신들의 주거공동체가 있어요. 거기 계시는 어르신 중 한 분이 공과금 고지서를 볼지 모르는 분이계셨어요. 누구한테 이걸 물어볼지도 모르겠고 걱정을 하셨죠. 그런데 주변 분이, “저 밑에 마을회관이란 곳에 한 달에 한 번 저녁에 밝게 불이 켜져 있어” 라고 이야기를 들으셨고. 회의를 하는데 노크소리가 들렸어요. 그리고 어르신이 고지서를 여쭤보시고, 문제를 해결하시고 돌아가셨어요. 물론 지금도 우리 마을공동체에서 함께 지내고 계시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주민들을 찾아가서 뵐 수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마을로 스며들어가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마을회관에 함께 스며드신 첫 번째 주민이시죠.
또 다른 이야기로 80세가 넘은 여자어르신이 계세요. 그분은 우리 삼덕마을과 함께 공동체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매 주 두 번씩 자원봉사활동도 하고 계세요. 이번에는 어르신께서 우리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탭 댄스 공연도 하고, 음식도 나누는 모임을 계획하고 계세요.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소통하고 모이는 구심점이 되고 있어요. 그리고 그분의 가족을 보면, 우리 마을 축제를 할 때 할머니는 음식을, 딸은 설거지를, 그리고 손주 손녀는 음식을 서빙을 해요. 그리고 손주, 손녀도 친구들도 데려와서같이 축제에 참여하고 봉사활동도 하구요. 말 그대로 삼대가 함께 어울리고 있어요. 가족이 함께 어울리고 모임을 하면서, 가족의 친밀감도 형성하고, 지역주민과의 소통도 할 수 있고, 이러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손주, 손녀는 마을을 배울 수 있죠, 그리고 봉사활동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활동할 수 있게 되죠. 이렇게 우리 삼덕마을을 중심으로 하나 하나 퍼져나가는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요. 아직은 완성된 마을 회관은 아니지만, 마음들이 조금씩 우리 마을회관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어요.
4.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우리 삼덕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20년~30년 이상 거주하신분들이 많아요. 거의 우리 마을의 뿌리처럼 계셨던 분들이죠, 그렇다고 누구네 집은 어떻더라 이렇게 세세하게 알지는 못해요. 그리고 선뜻 나서지도 못하구요. 하지만,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두 번 이렇게 마을회관에 모여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하면 어렵지 않아요. 마을의 규칙이 있어서, 꼭 참석 해야 한다는 강제성 보다, 마을 주민이 함께 나누고, 그 즐거움을 안다면, 얼마든지 다음 일도 같이 할 수 있거든요. 여행을 가서 돌아오면 고생했다는 생각에 다음에는 여행을 가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다시 다음엔 어디로 여행을 갈까라고 계획하잖아요. 우리 마을공동체도 그런 것 같아요. 행사 준비할 때 힘들기도 하지만, 함께 즐기고 나누면서, 보람도 느끼고 힘들다는 생각은 다시 접어두고, 마음을 모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요즈음 SNS를 통한 온라인 활동을 많이 하잖아요.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도 큰 보람이고 즐거움이에요. 다른 시민들도 이렇게 마을을 중심으로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저희 삼덕마을처럼 많아지길 바래요. 우리 마을이 조금씩 다른 마을에도 좋은 이야기로 스며들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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