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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히어로

[B&A story] 리어카 끄는 할머니



리어카 끄는 할머니


글 김선미

 

어렸을 때는 리어카 끄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볼 때면, 언덕진 길을 가시거나

리어카가 맘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뒤에서 밀면서 도와드렸다

그게 당연한 줄 알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와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언제부터인가 주위의 풍경보다는 내가 가는 길이 바빠졌기 때문에

물론 리어카 끄는 어르신들을 보고도 당연스레 지나쳤으리라

내 갈 길이 바쁘기에 사소한 선행을 실천할만한 여유가 없었던 거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차를 몰고 목적지로 가던 그 날도 무심히 바깥 풍경들은 내 옆을 휘휘 지나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시선을 집중시킨 것이 있었다. 그곳엔 요즈음 설치되는 꽤 큰 크기의 과속방지턱이 있었고,

그 방지 턱에 리어카가 걸린 할머니께서 앞으로 가지도, 뒤로 가지도 못하신 채 멈춰 계셨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그런 풍경이 나도 몰래 차를 멈춰 서게 만들었고, 어느 새 리어카를 밀고 있었다

방지 턱 넘는 것만 도와드릴까도 했지만 못내 마음에 걸려 가신다는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렸다.

에구 고마워요, 고마워 젊은이할머니는 연신 고맙다 고맙다 하시며 어쩔 줄 몰라 하셨다.



나에겐 한없이 가벼운 리어카가 할머니에겐 어마어마한 짐이 되셨을지도 모르겠다

힘이 들지 않았던 작은 선행을 평소 너무 무심히 지나쳤던 나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누군가가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항상 기분이 좋다

나에겐 별 거 아니지만 뿌듯함은 하루 종일 느껴졌다.


본 글은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홈페이지 B&A 코너에 

소개된 글(http://me2.do/5kIf7Yew)을 일부 각색하여 구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