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헌혈증을 가져오면 토스트나 주먹밥으로 교환해준다고 되어있는 문구를 보고 인상 깊었는데요, 언제부터 이 일을 시작하셨나요? 계기가 있으셨나요?
- 저도 나눔, 봉사, 기부는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IMF때 사업 실패 이후로 저 역시 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에 그런 일은 돈 있는 사람들이 생색내기 위해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소아암에 걸린 효민이’ 의 사연을 듣게 되었고, 수술하는데 헌혈증이 필요하다 했기에 그때부터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는 생업에 지장 없이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효민이는 7개월 만에 저 세상으로 떠났지만, 이렇게 헌혈증을 계속 모아 가지고 있다 보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지금까지 만 5년째 계속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미리내 500여 곳 중 40여 곳과 함께 뜻을 모아 이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2. 2013년 미리내 운동 도입 후 현재 전국에 500여 개의 가게가 미리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는데 대표님께서는 미리내 운동을 어떤 경로로 알게 되셨고,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 헌혈증 모으기를 진행하며 장사를 해오던 중, 우연히 Facebook에서 ‘미리내 운동’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리내 운동이 만약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불우한 이웃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그 점이 좋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그런데 미리 낸다는 것(미리내)이 처음 들으신 분들께는 워낙 생소한 개념이라 취지와 내용을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 실제로 한 초등학교 학생이 거스름돈 200원을 미리 내고 갔는데 집에 가서 이 얘기를 어머니께 해드리자 어머니가 이를 사기로 오해하고 깜짝 놀라서 달려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취지를 잘 설명 드리고 나니 오히려 미안해하시며 2만원을 꺼내서 미리 내고 가셨습니다.
4. 가게 천장에 쌍학이 많은데 대표님께서 직접 만드신 건가요? 혹시 쌍학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 네. 전부 제가 하나하나 접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가자”는 의미로 똑같은 모양으로 꼭 붙어있는 2마리의 학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작년 장애인단체에서 주최한 서대문구 바자회에서 1004개의 주먹밥을 만들어 함께 나누는 행사를 진행 했습니다. 보통 이런 행사에는 만국기가 걸리곤 하는데 저는 쌍학으로 대신 장식을 했는데 인기가 아주 좋았었습니다.
5. 대표님 혼자 일을 하시기 때문에 헌혈증 모으기와 미리내 운동만으로도 정말 바쁘실 것 같은데요 말씀해주신 “1004 주먹밥” 행사 외에도 가게 안팎으로 진행하고 계신 활동이 있으신가요?
- 제 활동이 알려지기 시작하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쌀이나 재료비를 후원해주시겠다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지금은 장소문제 때문에 잠시 진행을 멈추긴 했지만, 서울역 쪽방촌에서 1달에 한번씩 300인분의 식사를 나누어 드리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에는 ‘토주와 함께하는 장애인의 날’을 만들었습니다. 일반 식당에서는 식사하기 힘든 장애인 친구들에게 마음껏 웃고 떠들고 식사할 수 있도록 공간을 빌려주고 있고 2년 반 정도 진행해 왔습니다.
이 밖에도 매주 폐휴지를 줍는 어르신들께는 폐휴지와 함께 간식으로 토스트와 주먹밥을 전달하고 있고, 2주에 1번은 지역 아동센터에서 만든 극단에 간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6. 제가 여기 도착했을 때도 바쁘게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하고 계시던데 어떤 활동을 위해 준비하고 계신 건가요?
- 이틀 뒤 서울시 발달장애인들이 홍대클럽에서 열리는 행사를 위해 주먹밥 300개를 준비하는 중입니다. 저 혼자 모든 일을 준비할 수 없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는데, 10분 만에 모두 마감이 됐다고 합니다. 또 이 날 오시는 분 중에는 직장에 연차를 쓰고 오시는 분도 있다고 들었는데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7. 대표님 혼자 모든 일을 하실 수 없다 보니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봉사자분이 있으신가요?
- 서울역에서 식사 나눔을 함께 했던 성남에서 온 가족이 떠오릅니다. 두 초등학생 딸과 부모님이 오셔서 아버님은 힘쓰는 일, 어머니는 요리, 아이들은 생수를 나누어 드렸는데 작은 두 손으로 열심히 봉사를 하는 아이들을 보며 대견하기도 하고 흐뭇했습니다. 아이들은 봉사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용돈 만원을 미리 내고 가기도 했습니다.
8. 가게에 안을 둘러보니 “Share N care”라는 나무패가 걸려있던데 이건 어떤 활동인가요?
- Share N care란 Facebook에서 공유 버튼을 누르면 1000원을 기부, 좋아요 버튼을 누르면 200원을 기부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버튼 클릭 한번으로도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이런 좋은 플랫폼을 알게 되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토스트와 주먹밥 가게 안팎에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면 온라인에서는 쉐어앤케어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9. 토스트와 주먹밥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 보통 일반인들은 나누고자 하는 생각은 있는데 방법을 몰라서 실천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토스트와 주먹밥을 통해서 이런 분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개’ 역할만 하는 것이고 진정한 천사는 참여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눔의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저에게는 보람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10. 앞으로 꿈꾸시는 토스트와 주먹밥은 어떤 모습인가요?
-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저는 제가 이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눔의 의미를 전하고 싶습니다. 또 이런 작은 가게에서도 의미 있는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저와 같은 영세 상인들에게 보여주고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11.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대표님을 보면서 뜻을 함께 이루고자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 네. 저를 오랫동안 온라인에서 지켜보신 미국에 사시는 어떤 분은 좋은 곳에 써주시라며 매월 꼬박꼬박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계십니다. 이런 분들 덕분에 제가 더 힘을 내서 이 일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12.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나눔”이란 무엇인가요?
- 나눔은 순환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든 노동력이든 옆에서 힘이 되어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나눔이 지속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또 다시 순환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간 내어 함께해주신 대표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소소하지만 미리내 운동에 동참하고 왔습니다~^^
나눔은 나눠질 때 더 큰 의미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미리내에 한번씩 관심을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요?
미리내 운동에 대한 정보(설명) : http://svc1365.tistory.com/866
미리내 운동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MirinaeMo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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