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이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서울시청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굳은 날씨에도 많은 시민분들이 조문객으로서 찾아주시고 계십니다. 가슴에 모두 노란리본을 달고 미안함과 분함, 안타까운 마음들을 표현해 주고 계십니다. 이와 함께 시민 분향소에는 많은 봉사자분들도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하루 8시간 이상을 서서 움직이거나 웃거나 말을 하기도 힘든 분위기 속에서 국화를 건네고, 안내를 하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 서 계십니다. 하루 8시간 꼼짝하지 않은채로 서 있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도 많은 봉사자분들께서 자신의 일인 것처럼 아파하며, 유가족의 슬픔을 함께 나누길 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이야기 하는 것이 너무도 조심스럽고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하지만 이처럼 시민분들이 함께 해주시고 계시고 봉사자분들이 아픔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런걸로 우리 슬픔이 씻겨지고 상처받은 가슴이 치유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느끼고 싶습니다.
봉사자분들을 운영하는 기관으로서 어떻게든 이런 분들의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을 시민분들께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소속 봉사자 분들이지만 분향소 봉사자로 참여한 몇분 봉사자 분들의 소감과 사진으로나마 함께 그 슬픔과 아픔을 나누고 싶습니다.
정주희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홍보반장)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요즘 들어 마음 한 구석이 아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건으로 미처 피지 못한 수많은 어린 꽃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맞이하는 가족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하는 내 자신의 모습이 미안할 만큼 너무나 가슴 아팠고 그들에게 애도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서울시 임시분향소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하늘에서 흘리는 아이들의 눈물인 것처럼 봉사 당일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광장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온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헌화하기 위한 꽃을 추모객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서울 광장에 머무는 시간 내내 희생자들을 진심으로 추모하고 애도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은 아이들의 못다 핀 꿈들이 하늘에서 이루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서울 광장을 떠나는 발걸음마저도 괜스레 무거웠습니다. 온 국민이 같은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는 만큼 하루빨리 아직 구조되지 못한 희생자들이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은조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홍보반장)
슬픈 마음, 가슴 아픈 마음 가득한 봉사였습니다. 분향소가 설치되고 비가 계속 내리는 와중에도 많은 분들이 분향소를 찾아 주셨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는 내내 엄숙하고 슬픈 분위기 속에 분향소 봉사가 진행 되었습니다. 저는 분향소를 오신 분들께 줄을 맞춰 분향소로 들어 갈수 있도록 도와주는 봉사활동을 맡게 되었습니다. 분향소 줄을 기다리시다 우시는 한 아버님을 보면서 너무너무 슬퍼서 봉사를 하는 도중에 말문이 막히기도 하였고 봉사를 끝나고 난후 더 열심히 하지 못한 것에 후회하기도 하였습니다. 진중하고 엄숙했지만 그 분위가 결코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분향소에 오셨던 손님들이 세월호 사상자들을 잊지 않고 슬퍼하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어 기쁘기도, 슬프기도 하였습니다.
최민욱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홍보반장)
그저 마음으로 애도하고 남몰래 눈물 흘리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는데 그들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습니다. 죄송한 마음으로 갔던 그 곳에서 그리 큰 도움이 아님에도 "수고하십니다" "힘들지 않으세요?"라는 말을 건내주신 조문객들에게 오히려 따뜻한 마음을 받았습니다. 사랑을 받는 이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랑을 주는 사람도 행복해진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의 작은 도움이 또 조문객들의 진심어린 애도의 마음이 우리 희생자들에게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사랑과 행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SVC 스토리 > 활동 이모저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업봉사활동] 건일제약과 함께하는 벽화그리기 자원봉사 (2) | 2014.06.19 |
---|---|
[자봉씨의 하루] 한발 앞으로 다가온 두근두근 자원봉사 브랜드 개발 (0) | 2014.06.10 |
[현장스케치] 지역거점 연합모델 기획워크숍을 가다 (0) | 2014.06.05 |
[기업네트워킹데이]生生Talk ‘해결해주세요’ 기업사회공헌 달인과의 만남 (0) | 2014.05.30 |
[홍보반장] 지역 커뮤니티를 만드는 시민주도활동 (0) | 2014.05.30 |
[기업사회공헌]두산베어스-사회공헌활동 (0) | 2014.04.29 |
[기업봉사]신한금융그룹과 함께하는 “북한산 가꾸기 사회공헌활동” (0) | 2014.04.24 |
[기업사회공헌]문화예술과 함께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는 종근당 사회공헌활동 (0) | 2014.04.21 |
리빙라이브러리, 사람책과 만나다 (0) | 2014.03.31 |
[기업사회공헌]축구를 통해 다문화의 벽을 허무는 FC서울의 다문화 어린이 축구교실 (0) | 2014.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