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쿨하게 만드는 주문 'I시원해U'

 올해 여름을 서울에서 보낸 사람이라면 한번쯤 불판이 된 아스팔트에 물을 뿌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겁니다. 해가 중천에 떠있는 시각엔 다섯 걸음만 가도 등이 축축해져 바로 근처에 있는 건물 속으로 도피하고 싶어지기까지 합니다. 지인들마저 하나 둘 다른 지역으로 피서를 떠나 외롭기까지 했던 그 무덥던 여름이었습니다.

 비록 이번 여름은 막아내지 못했지만 다음 여름은 이것보단 시원하리라는 마음이었을까요? 서울시 자원봉사센터는 작은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서울 기온 1도 낮추기 프로젝트 I시원해U를 공모하고 지난 8월 16일에 함께할 단체들을 모집했습니다. 구 단위 자원봉사센터부터 시민 단체와 동아리까지,다양한 단체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어떻게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저마다의 기획안을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번 달부터 서울시 곳곳에서 현실화될 5개의 기획안이 확정되었습니다. I시원해U는 8월 22일 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인데요. 이 글을 통해서 그 중 두 개의 단체가 실행할 프로그램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첫번째는 도봉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선보일 ‘내 손으로 가꾸는 손바닥 정원’이란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도봉구 내에서 방치돼 있는 자투리 땅들을 이용해 작은 정원을 만든다는 내용의 사업입니다 .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못한 자투리 땅들은 쓰레기 투기의 장이 되어 도시 경관을 크게 해치기도 하지요. 먼저 도봉구 자원봉사센터가 서울시 북부 쪽에 중량천을 끼고 길쭉하게 뻗은 도봉 2동에서 바로 그런 자투리 땅을 선정하면, 구 내에 있는 자원봉사캠프와 자원봉사활동가, 학생봉사자들이 실행에 옮깁니다. 봉사자와 구체적인 가드닝 방식을 자율적으로 구상하는 것이지요.

Q ‘손바닥 정원’이라는 이름을 붙이셨는데요. 규모가 작아 방치되고 있는 땅이 도봉 2동에 얼마나 있나요?

A 7~8곳 정도 되는데 생각보다 많지요? 관심을 가지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어요. 흔히들 그냥 스쳐 지나가서 보지 못하거든요.    하지만 우리 동네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어? 언제부터 여기에 이런 땅이 있었지?” 라며 놀라게 되실꺼예요!

Q 자투리 땅을 이용해 가드닝을 해보겠다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출발하게 되었나요?

A 매번 지나가는 길인데 항상 쓰레기 봉투가 놓여있었어요. 왜 치워가지 않지?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상습적으로 쓰레기를 투기하는 지역이었던 거죠. 그런데 바로 옆에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이 있어요. 매일 등하원하는 아이들 바로 옆에 쓰레기가 항상 놓여있으니 마음이 좋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여기에다가 무얼 하면 쓰레기도 없어지고 아이들도 좋을까 생각했어요. 캠프 회의가 있어서 이런 고민을 얘기했더니 꽃밭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나왔지요. 아이들이 아침에 오면 짜잔~ 하고 꽃밭이 만들어져 있으면 아이들이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얼마나 좋아할까 라는 생각으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지요~   

Q 자투리 땅처럼 아무렇게 방치되었던 땅이 새 생명이 날 수 있는 정원이 되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어떤 작업을 해 주어야 하나요? 그냥 씨앗만 심고 물만 주면 되나요?

A 오랫동안 버려진 땅이라 식물이 잘 자랄 수 있게 하려면 좋은 거름을 가져와 기존의 흙과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몇 번의 작업이 필요하고 잡초도 뽑아야 해요. 시간도 소요되지요~ 그리고 정성도 듬뿍 주면 더 좋지요.

Q 몇 개 정도의 정원을 선정할 생각이신가요?

A 이번에는 1곳을 정원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예전부터 손바닥 정원을 만들고 싶은 곳이  있어요. 재개발 땅인데 일이 잘 안되어 방치 되어 있는 주택터인데요. 어려운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데다가 주변 환경도 좋지 않아서 마음이 쓰이는 곳입니다. 예쁜 정원을 만들어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정원을 보고 작은 희망을 가지게 하고 싶어요. 주택 터이다 보니 일반 흙이 아니라 이번에는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어려운 곳일수록 하고 나면 더욱 뿌듯하겠지요.

Q 구 자원봉사 센터는 꽃과 나무를 심을 부지 선정만 담당하고 나머지 일들은 시민들에게 맡기더군요. 심을 꽃과 나무를 선택하고 그것들의 배치마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 각자의 개성이 담긴 정원이 나올 수 있다는 거겠네요? 

A 사실 저희 센터는 예산을 지원해 줄 뿐 선정 부지를 고르는 것도 다 발로 뛰어주시는 봉사자분들의 몫입니다. 첫 손바닥 정원은 여학생들이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의 의미로 만들어 예쁜 여자, 남자아이로 꾸몄답니다. 새롭게 탄생할 정원도 기대 많이 해주세요. 상상하시는 그 이상을 보시게 될거예요(웃음)

 기온을 낮출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겠다고 한 단체들도 있었습니다. 거리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방식인데요, 가치교육컨설팅 팀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 단체의 특별한 점은 시민들의 흥미를 고취시키기 위해 캠페인에 '게임'의 방식을 도입했다는 것입니다. '기억력 카드 뒤집기', '서울이네 집 적정온도', '서울시 적정온도계만들기' 총 세 개의 게임을 9월에 4차례에 걸쳐 진행한다고 합니다.

 

Q 가치교육컨설팅 팀은 ‘기후변화'란 주제에 특화된 단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가치교육컨설팅이 어떤 팀인지, 어떤 활동들을 했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 가치교육컨설팅은 경쟁의 한계를 협력의 가치로 극복하자라는 기치 아래 협력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는 ‘게임형 워크숍’을 기획하기 위해 출발하였습니다. ‘게임형 워크숍’이란 기존의 강의가 주를 이루던 형태를 벗어나서 워크숍이 게임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지난 7월에 첫 게임형 워크숍에 대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한 것이 공식적인 첫 활동이었습니다. 이제 이를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여 협력의 가치를 저희 게임형 워크숍을 통해 몸소 깨달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Q 캠페인으로 어떤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선 사전 조사가 필요한데요.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어떤 조사를 했었나요?

A 저희는 일단 기후변화에 대한 2차자료(문헌연구를 통해 수집한 연구자료)를 수집하였고, 이를 토대로 저희의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기획안이 온 후에는, 지인 중 한 분이 기후변화와 열섬현상 관련 컨설팅을 하신 분이 있어서 이 분께서 자문도 받고 관련 내용에 대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Q 가치교육컨설팅 팀은 이전부터 캠페인 활동을 해오셨던 건가요?(캠페인 활동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온 것 같습니다.)

A 가치교육컨설팅은 캠페인과는 무관할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부분은 대표인 제가 캠페인 활동을 수차례 하면서 생각해봤던 고민과 해결 방법이 자연스럽게 반영되었던 것 같습니다. 직접 참여도 해보고 지나가며 구경도 했었는데, 그 때 느꼈던 캠페인에 대한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 좀 더 재미있게 개선하여 사람들이 웃고, 새로운 것에 신기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전부터 해왔습니다.

Q 세 가지 게임은 어떻게 구상했는지. 구상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A 처음에는 하나의 게임으로 진행하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습니다. 하지만 캠페인이라는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서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캠페인 전체를 관통할 ‘하나의 흐름’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게임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상과정에서의 에피소드라고 한다면,  ‘제로 만들기 카드게임’을  제작할 때 어느 한 사람의 의견을 팀원들이 모두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해했어요. 막판에 아이디어를 마무리하기 전까지도 세부적인 진행 방식이나 이해가 서로 달라서 각자의 마음 속에 있던 얘기를 나눈 후 한바탕 웃은 적이 있습니다. 저희가 고심 끝에 만들어낸 게임형 캠페인이니까 많이 참여하셔서 서울기온 1도 낮추기에 함께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이시원해유 활동은 V세상을 통해서도 모집되고 있습니다.

http://www.vses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