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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C 스토리/활동 이모저모

[1365 다문화 봉사] 사랑의 하모니 연주하는 리처드 용재 오닐


사랑의 하모니 연주하는 리처드 용재 오닐





 지난 부산 국제 영화제, 해운대 바닷가에서는 고요한 비올라 연주가 잔잔한 파도 소리와 함께 울려 퍼졌습니다. 세계적 한인 비올리스트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안산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일군 오케스트라의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오케스트라>의 시사회를 위해 부산을 찾았습니다. 폐막식 당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연주를 하며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TV 다큐멘터리, 책, 영화로까지 출품되고 국제 에미상 예술 프로그램 결선에 진출하기까지 한 안녕?! 오케스트라의 장기 프로젝트는 용재 오닐의 헌신과 아이들의 노력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2012년 1월 오디션 현장에서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있냐는 질문에 미경이는 ‘리코더’라고 답했습니다. 다니엘은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있다고 가져와서는 ‘레’ 한 음을 들려주었습니다. 이처럼 오케스트라가 뭔지도, 악기를 연주할 줄도 모르는 24명의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음악을 배우고 싶은 호기심과 열정으로 모여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전세계 각지에서 공연과 미국 UCLA에서 강연을 하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리처드 용재 오닐은 음악적 선생님 및 지휘자로서, 또한 아이들의 멘토로서 적극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들은 안산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로서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 네팔, 인도 등 다양한 국가 및 인종도 다양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조부모님이랑만 살거나 어머니랑만 사는 등 가족 구성 또한 다양했습니다. 피부색이 달라서 한국의 공립 초등학교를 다니며 겪는 차별이나 왕따를 겪기도 합니다. 성격이 밝은 아이는 친구들의 놀림을 웃어 넘겨버리기도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아예 다른 이들과 쉽게 말을 하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한국 사회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리처드 용재 오닐 또한 장애를 가진 한국인 미혼모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조부모 사이에서 자라며 순탄치 않은 성장기를 보냈습니다. 그는 우연히 시작하게 된 비올라 연주를 통해 인생의 행복을 찾고 고난을 극복하려 노력했습니다. 그 스스로가 이처럼 아픈 과거를 품고 있기에 아이들을 대할 때도 상투적인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가 아닌 인간적인 친구로서 다가갑니다. 이처럼 대형 프로젝트를 맡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도 “음악이 내 인생을 바꿨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도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오케스트라 지휘 제안을 쉽게 수락했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여러 악기를 동시에 연주하며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냅니다. 이를 통해 음악 연주 뿐 아니라 대인 관계, 역경을 극복하는 방법 등을 터득하게 됩니다. 용재 오닐도 이를 위해 성인들을 가르칠 때와는 또 다른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접근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기초적인 원리부터 설명하며 자신도 음악에 대해 또 한 번 배울 수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처음 수줍고 눈도 잘 마주치지 않았던 아이들이 음악의 하모니를 완성해 가며 친구를 만들고 새로운 가족이 되었으며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영화 초반과 후반에서 나타나는 몇 개월 되지 않는 시간 차이 내에서에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창단 1년 후, 이들은 엄마를 위한 자장가를 주제로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그동안 받기만 했던 엄마의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 모차르트, 베토벤, 섬집아기 등 지친 엄마를 달래주기 위한 자장가를 연주했습니다. 아이들은 고요하고 잔잔한 하모니를 만들어 내며 하나가 되고 서로를 이해합니다. 용재 오닐은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인생은 쉽지 않다는 것, 하지만 음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노력해서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도 용재 오닐과 아이들은 계속 교류하며 지낸다고 합니다. 용재 오닐이 여는 콘서트에 아이들이 방문하기도 하고, BBC 오케스트라 등 용재 오닐의 음악적 친구들이 아이들을 보러 오기도 합니다. 또한 새로운 단원을 모집하고, 처음에는 다루지 않았던 목관악기와 금관악기를 다루는 등 오케스트라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를 통해 용재 오닐이 아이들이게 가르쳤던 것처럼 다문화 가정 아이들도 한국 사회에서 당당히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며 자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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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홍보봉사단
취재 남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