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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C 스토리/활동 이모저모

[서울시자원봉사센터 기획봉사 프로젝트]물망초 프로젝트를 마치며

물망초 프로젝트를 마치며




  2013년 7월 6일. 성북구 아이조아에서 진행된 ‘물망초 프로젝트’는 생명존중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어르신께 추억이 담긴 앨범을 만들어드리는 활동이다. 본 프로젝트는 어르신들께서 봉사자들과 함께 옛 추억이 담긴 사진을 보며 즐거웠던 옛 기억을 떠올리고, 이를 통해 생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회복하시기를 바라며 기획되었으며, 활동 당일, 어르신들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영정사진을 찍어드리는 활동도 함께 진행되었다.



♦ 프로젝트 기획의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인구비율은 전체의 12.2%이지만, 평균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노인문제가 큰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자살을 생각해 본 노인이 11.2%에 이르고, 생계가 어렵거나 혼자 사는 노인일수록 자살률이 높아 노인 자살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누구나 쉽게 참여하여 어르신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았고, 그 결과 어르신과의 정서적인 교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실제, 노인자살의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우울, 고독, 가족갈등과 같은 정서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의 이러한 시도가 어르신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 프로젝트 기획과정 : 험난한 어르신 모집

  프로젝트에 대한 기획안을 완성하고, 어르신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쉽고 편한 길 보다는 조금은 어렵지만 의미 있는 길을 택하기로 했다. 경로당에 계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구의 자원봉사센터와 연결하여 생계가 어려우신 어르신들을 모집한 것이다. 예상은 했었지만 모집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설상가상 시험기간이 다가옴에 따라 모집할 수 있는 시간도 촉박해져갔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여러 기관에 연락한 결과 성북구에 위치한 ‘생명의 전화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을 모집할 수 있게 되었다. 

 생계가 어려워 무료급식을 받으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모집을 시작한 우리는 직접 앨범 샘플을 제작하여 어르신께 보여드리고,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하였다. 처음에는 냉소적이었던 어르신들께서도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찾아가니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셨다.



♦ 프로젝트 기획과정 : 의외의 발견, 장수사진

  프로젝트 홍보를 위해 어르신을 찾아뵙던 중,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어르신께서 정말로 필요하신 것은 영정사진이라는 얘기를 해주셨다.  

 우리에게는 다소 무섭고 멀게만 느껴져서 생각지도 못한 영정사진은 어르신들께는 꼭 필요한 것이었고, 영정사진을 찍으면 오래 산다고 믿음 때문에 ‘장수사진’이라고 불리며 좋은 의미로 인식되고 있었다. 어르신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면서,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장수사진은 우리 프로젝트의 활동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 프로젝트 당일 : 멘붕의 연속, 그러나 보람찼던 활동

  활동 내에 일어날 수 있는 변수가 많은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사전회의를 통해 예상 가능한 변수를 체크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했지만, 프로그램 당일 우리 팀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식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복지관으로 어르신을 모시러 갔던 팀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왔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30분 뒤에 끝나야 할 어르신들의 식사시간이 이미 종료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식사를 마치시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 어르신도 계셨고, 집으로 돌아가신 어르신도 있다는 말에 우리는 급하게 숟가락을 놓고, 긴급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어르신들께서 활동장소인 어린이집으로 이동하시는 동안, 봉사자분들의 식사를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거의 식사를 마쳐가고 계셔서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고, 어르신을 맞을 준비를 하였다.


사전에 역할을 나눈 대로 조원들이 돌아가면서 어르신들을 모셔왔고, 집으로 돌아가신 어르신들께는 전화를 드려 다시 복지관으로 오실 수 있게 하였다. 어르신들께서 어린이집에 도착하시면 팀으로 이루어진 봉사자 선생님들께 안내해드리며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어르신들께서 한 분씩 한 분씩 도착하시고, 팀 매칭을 통해 2:1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어르신들께서 도착하고 인터뷰가 어느 정도 진행되자 우리 팀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어르신들께서 낯선 분위기에 서먹해하실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사진을 보며 즐겁게 말씀해주셔서 너무 보기 좋았고, 봉사자분들께서도 어르신들의 말씀에 긍정적으로 반응을 보이시며 어르신을 즐겁게 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했다. 

 영정사진을 찍기 위한 장비의 도착이 다소 늦어짐에 따라 인터뷰시간이 다소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께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인터뷰를 종료하고 어르신과 봉사자분들이 함께 앨범을 만드는 시간 역시 어르신들께서 지루해 하실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앨범 제작에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너무 좋았다.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앨범을 꾸미시는 어르신도 계셨고, 봉사자분들께 앨범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시는 어르신도 계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르신들께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셔서 이번 활동이 프로젝트의 취지에 잘 맞는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 영정사진 촬영 이야기

  봉사자분들께서 앨범을 만드시는 동안, 강당 앞쪽 무대에서는 영정사진 촬영이 진행되었다. 영정사진 촬영활동은 어르신의 의견이 반영된 활동이어서 그런지, 어르신들의 반응도 가장 좋았고, 영정사진 촬영을 보조한 봉사자분들과 우리들도 보람찼던 활동 중 하나이다. 

 실제 사진관에서 촬영하는 것처럼 조명과 배경을 사용하여 영정사진을 촬영했고, 부족한 솜씨지만 기다리시는 동안 메이크업을 해드렸는데, 어르신들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에 우리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활동이었다. 영정사진 촬영을 도와준 동훈오빠(기획봉사자)가 너무 재미있게 촬영을 잘 해주셨고, 함께 인터뷰를 진행한 봉사자분들도 무대로 나와 어르신들께서 편하게 사진을 찍으실 수 있도록 도와 모두에게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영정사진 촬영 그 후,

  영정사진 촬영이 종료되고 난 뒤, 어르신께 활동 참여에 대한 감사인사를 드리고 어르신을 배웅해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봉사자분들은 계속해서 앨범을 만들고, 어르신들께서는 댁으로 돌아가시는 것이 본래 일정이었으나, 대부분의 어르신들께서 자리에 남으셔서 봉사자분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시거나, 앨범작업을 하셨다. 

 봉사자분들께서도 앨범만들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예쁜 앨범들이 많이 나왔다. 봉사자분들의 앨범이 마음에 들었는지 집에 가서 사진을 더 가져오는 어르신들도 있어서 이번 활동이 어르신께 좋은 활동이 된 것 같아 정말 좋았다. 



♦ 프로젝트 활동 그 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준비기간을 지나, 프로젝트 실행에 옮기기까지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대상자 모집을 위해 여러 관계기관에 연락을 하며 수많은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고,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홍보도 해보고, 그 과정 속에서 어르신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 되기도 했다. 꼼꼼한 조원들 모두가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돌발 상황에 대비하며 회의를 했지만, 활동 당일 터진 예기치 못한 사태에 모두가 당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봉사활동이 그렇듯, 봉사활동 과정에서 힘든 일보다는 봉사활동이 마무리되었을 때의 만족감과 뿌듯함이 더 많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개개인으로서는 작은 힘이지만, 그 힘이 모여 하나가 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봉사활동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자꾸 봉사를 하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처음에는 이 프로젝트를 잘 끝낼 수 있을까, 어르신들께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실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지만,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지금, 어르신들께서 활동 내내 즐거워하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이 떠올라 너무너무 기분이 좋다. 

 미숙한 점이 많았던 프로젝트지만,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며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봉사자 여러분들과, 항상 웃으며 따라준 예쁜 우리 조원들, 그리고 열심히 도와주신 기봉이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영정사진 인화작업과 앨범 전달 작업을 남겨둔 지금, 앨범을 받으며 기뻐하실 어르신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하루 빨리 어르신께 앨범을 전해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서울시자원봉사센터 기획봉사단

V3 팀장 은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