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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C 스토리/활동 이모저모

'청춘박람회', 그 뜨거운 현장에도 「V세상」이...

'청춘박람회', 그 뜨거운 현장에도 「V세상」이...




서울시 청춘 박람회는 5월 21일 (토) 시청 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무서운 속도로 변모하는 현대도시의 상징들이 사면을 감싸고 있는 그곳은 동시에 볼품없는 농성 천막들의    공간, 붉은 구호의 언어들이 난무하는 곳이다. 바로 그 스테이지 위에 사회 동력인 에너지 넘치는 청년들이 모였다. 청년 밴드의 연주와 댄스 팀들의 몸짓이 전광판과 앰프로 공기를 장악했으며 그 주위를 그들을 위한, 그들에 의한, 그들의 부스가 둘러싼 채로 무교로까지 뻗어 있었다. 이날만큼은 이 사회가 그들의 목소리를 소음으로 치부하지 않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용인해 주겠구나 싶었다. 과거엔 하이틴이나 캠퍼스 로맨스 서사물 아래에서나 들었을 법한 싱그러운 단어 청춘이 요즘 들어 애잔하게 들린다



이 행사에서 좀 독특하게 느껴졌던 것은 근 몇 년 인터넷상에서 험상궂은 표정으로 오가던 단어들이. 헬조선, n포세대, 청년난민, 최저임금상승 등 사회적으로 청년이란 키워드를 이슈화시켰던 이 단어들이 이 행사 속에선 가벼운 유머처럼 해학적이고 풍자적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가령, 현수막에 연애, 결혼, 출산 포기한다는 의미의 3포 세대를 적은 부스 진행자는 여러 색깔의 끈이 담긴 봉지를 내밀며 당신의 연애는 어떤 색깔일까요? 한번 보고 가세요.하고 말을 걸어왔다. 내가 핑크색 머리 끈을 뽑자 그는 당신의 연애는 핑크빛이 될 것 같군요.하고 연애하기 힘든 시대지만 미래 당신의 연애가 잘되길 기원한다는 뉘앙스의 인사를 건네주었다주거 문제를 다루는 부스에서는 행인에게 사격다트게임을 제안했는데, 그는 원심에 가깝게 맞춘 행인의 머리 위로 비눗방울을 쏴주었다

축하합니다. 보세요! 부동산 거품이예요! 

그 말에 나는 그만 입안의 젤리를 도로 위에 흘릴 뻔했다. 그리고 어떤 부스는 KTX 승차권처럼 생긴 헬조선 탈출 티켓을 주었다. 티켓의 뒷장에 그 단체의 구체적인 활동을 기재한 속칭 '찌라시'였다. 속았다는 불편함이 이상하게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부스 리플릿과는 달리 이상하게 그것만은 애정이 생겨 버릴 수 없었다. 버리면 이 한국 땅에 영원히 갇히게 될 것 같은 미신을 떠올린 것이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청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V세상 부스에는 "국내 최초 자원봉사 온라인 플랫폼은? V세상! 청년이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자원봉사!" 이렇듯  민트색 티셔츠를 입은 봉사자들이 정답률 백퍼센트의 문제를 내고 사람들이 답을 말하면, 맞춘 이들에게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나에겐 썰렁한 개그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퀴즈는 은근히 반응이 좋았고, 에코백과 텀블러를 품에 안은 사람들은 행복해 보였다. 몇몇 사람들은 V세상에 대한 관심을 표하며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오기도 했다. 


오늘도 시민들이 있는 그 현장에는 「 V 세상 」이 함께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