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굉장히 메인 사진으로 올리고 싶은 욕구가 가득했다.

미안하게도 라오스에서 우린 그렇게 고생스럽지 않았다.


"손으로 먹는거 아냐?"

"향신료가 가득하지 않을까?"

"박쥐도 먹고 개미도 튀겨먹는데"


자 보시거라.

버젓이 숟가락과 젓가락이 있고

시원한 된장 소고기국과

한국보다 거대한 계란프라이

야들야들한 밥에

기름으로 달달 볶은 아삭야채

묘한 맛이 일품이었던 모닝글로리

아름답게 올려진 깊게 한스푼 고추장

들어는 보았나? 먹어는 보았나!? 본적이 있는가!? 이것이 라오식 비빔밥

....이렇게 먹었다네.


라오14에겐 영구의 농장은 파라다이스였다.

아니 당신에게도 영구의 농장은 파라다이스다.

배산임수가 무슨 말인가.


자 잠시 눈을 감고 조용히 느껴보는거다.


눈을 뜨면 솜털같은 아가바람이 설레이듯 간지르고

그 기분에 들떠 방을 나오면

걸러지지 않은 신선함 가득찬 파란 공기가 몸속에 퍼진다.

미세먼지로 가득찬 두 눈은 

탁 트인 시야에 동공이 넓어지고

무엇인가 가득 담겨질 터인데,

새벽이슬에 수줍게 아침샤워를 마친 소녀같은 잔디들의 수다가

우리의 발가락 사이사이를 바지런지 긁어보며

진갈색의 흙돌과 함께 건강한 대지의 기운을 아래로부터 전달하고


아래 위로 잔뜩 자연과 하나가 될 즈음

우리의 심장은 라오의 진동으로 영구농장 파라다이스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아! 잠시만 저 사진은 이날의 '점심' 사진입니다.

아침은 늘 안먹습니다. 머리 나쁘게.





이번 연수의 main. 핵인

Phoudindaeng Youth Center에 도착했다.


(Phoudindaeng Youth Center in Vang Vieng, Laos 왕위앙에서 북쪽으로 약 3-4km 정도 떨어진 오가닉 팜(Organic Farm) 근처에 위치)

      자전거를 타고 루앙프라방 방향으로 좀 달리다 보니 왼편에 새로 옮겼다는 시장이 나온다. 그리고 계속해서 양쪽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산세를 감상하며 10여 분을 더 달리면 "Organic Farm"이라고 써있는 안내 표지판을 볼 수 있고, 그리로 조금 내려가면 강가 바로 옆에 위치한 "오가닉 팜"이 나온다. 그곳이 위치한 마을의 이름은 "푸딩댕(Pudingdaeng)"이라고 한다.

 [출처] (070902) 왕위앙(Vang Vieng) 4일차 - 오가닉 팜(Organic Farm)과의 만남|작성자 밍하오


어색어색한 인사를 '영어로' 나누고

센터를 어슬렁어슬렁 거리며 사진을 찍었다.


단체손님(?)을 받기 위해

카페 쑴쏜(Cafe ZoomSun) 테이블이 즉석에서 만들어 지고

이선재선생님께선 라오의 최고의 커피맛을 맛보라며

우리에게 달달달달달달달달달*100000한 라오커피를 대접하셨다.

흐멩 달아 달아.

근데 매력있다. 쑴쏜 라오커피 카페라오(10,000킵 한국돈으론 1,420원 정도)는 진짜 매력있다.


(난중에 면세점에서 유명하다는 그러나 참 원산지가 거시기한 '볼라맨' 커피를 내려마셨는데 정말 맛과 향이 일품!)

뽕잎차도 함께 나왔는데

그리 진하지도 향이 강하지도 않았지만

잔잔한 숲속의 잔향이 코끝에 매달려 있는 기분이랄까? 

기분 좋은 상쾌함이 느껴졌다.


올것이 왔다...

슬슬 PYC 센터 직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피할 수 없는 순간인.

메이아이인트로듀스마이셀프...?

자기소개. 그것도 영어로. 스타트.

그리고 난 정말 정말 진짜로 열심히 뒤에서 

모션을 좀 더 과격하게 주면서 촬영을 했다. 쩌어어어어~~~~~~~멀리서

그래서 내 순서는 패스 :-)





식은땀을 줄줄 흘려가며(날씨 탓)

그 뜨달한 카페라오와 뽕잎차를 들이부었고

PVC 센터 소개를 듣기 위해

교실로 후다다다닥 후퇴.

정말 속상하다네. 

늘 여행을 가면 양 손이 문드러지도록

다짐하고 또 다짐하건만

왜 한국땅을 밟는 순간

칼칼한 김치와 라면국물 그리고 따땃한 샤워와 침대만 생각날까...

왜. 그런걸까?!

밉다!!! 참 미워!!!!

그날의 다짐들은 왜 하필 대기중으로 사라지는 것이냐!!!









PYC 센터는 말 그대로 마을의 미래이자 희망이었다.

아이들의 교육부터 시작해서

마을의 직접적인 교류와 자립을 위한 단계별 프로젝트.

마을은 PYC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PYC는 마을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우리가 이론으로만 알고 있는 이곳은 진짜. 상호교류의 현장이었다.


대학교는 기본이고 고등고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센터 직원들이었지만

자신의 마을과 나아가 라오스의 미래를 위해

연구하고 토론하고 개발하는

그들의 뜨거운 열정은 눈빛을 통해 전달되었다.


그렇게 또 한번 불을 지피고 나니..다들 기진맥진

얼마나들 궁금한게 많은지

이선재선생님은 징그럽다는 표현을 쓰셨다.

아주 쏙쏙빼먹는다고...

무슨 질문을 그리도 하는지 말이다.


근데 정말 내가 생각해도 

라오14의 질문빨은...지존.이었다.





그러니...아주 보기좋게 다들 大자로 누워서 낮잠타임~

꿀잠을 잤으니...

아 달다 달아.

밤 잠도 좋지만 라오의 낮잠도 좋구나.


기다렸던 용구쉐프의 점심!!!!

앞에서 자주 메롱스럽게 소개한 비빔밥을 소화시킬즈음

이선재선생님께서 PYC의 직원 중 한분(타이라)이 우리 라오14 맴버를 초대했다고 했다.

마침 타이라 가족 중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친척이 돌아왔고

자신의 어머니 생일도 축하하는 겹겹행사의 자리라고 했다.


아...이럴거면 점심 조금만 먹을걸...

잔치라면... 돼지라도 잡을텐데....

하지만 난 용구쉐프의 7성급 비빔밥을 저녁까지 간직하고 싶은데 말이야..


별별 생각을 하며 

또 아무생각없이 타이라의 집으로 향했다.





이 사진은 잠시 쉬어가는 코너 정도 되겠는데

본인도 이 사진을 편집하면서 

진짜 허리가 나가게 웃고 말았다.

라오여자들의 남성취향을 

그녀의 미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정말 의도한건 아니지만

우측의 장군.. 미안하오

하지만 당신 사진에서 어머니는 단 한순간도 웃지 않으셨소.

당신의 빛나는 외모에 긴장을 하신것인지..

아님... 그냥 빨리 이 순간이 끝나길 바라셨던것인지...


미안하오..







라오스에선 외부손님을 초대하는 것을 큰 복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그들이 자신의 가정에 큰 행운을 몰고 온다고 여기며

맛 좋은 음식과 사람들로 풍성한 잔치를 준비한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우리들을 

마치 어제 만난 이웃처럼 라오의 미소로 반겼으며

명절날 시골에 도착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시끌벅적한 타이라의 집안에서는 

놀랄만치로 유사한 고국의 정을 느낄 수 있다.


여자들의 지독한 수다들

아이들의 칭얼거림과 울음소리

달래는 새댁과 아들들의 함성...

자욱한 라오의 담배에 파묻혀 구경꾼처럼 이들을 감상하고 있더니만

주름이 깊게 느껴지는 거친 두 손으로 

내 어깨를 잡으며 진심어린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

어느 할머니와 마주했을 즈음,

참 어색하고 아리송한 이들의 문화에 동요되고 있었다.


내가 정말 이들에게 행운일까?

아무것도 줄 수 없었던 이 몸뚱아리가?


겨우 3일인데

어느덧 우리 모두는 라오에 심하게 적셔져 있었다.

찹쌀밥이 그리 맛있고

화장실 변기와 수동비데가 어색하지 않았으며

라오의 아가들이 그리 사랑스럽고

개미들의 행진에 놀랍지도 않았다.


겨우 3일인데

나는 라오에게서 너무 많은 것들을 얻고 있었고

그들은 이제 우리를 축복이라는 말과 행운이라는 말로 칭함을 받았다.







센터로 돌아가니 PYC의 아이들이 우리를 반겼다.

또롱또롱한 눈망울이 어찌나 맑은지

내 카메라는 또 한번 엔진가동 로켓.... 아니 셔터발사


이날 연수프로그램 일정을 마치고

이선재선생님께서 급 제안을 하셨다.

약 1시간정도 직접 봉사활동을 하라는 것이었다.

교육이든 노력이든 재능이든.


얼덜결에 받는 좋은 기회였는데

약간은 주제를 잡지 못해 분주했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고무줄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로 향했고

10분도 안되서 우리는...





이렇게 밤을 새워 놀았다.


이선새선생님의 말로는

PYC센터 아이들이 외부손님들과 특별히 잘 놀아준다고 했다.

적당히 쿵짝을 맞출줄도 알고

알맞은 사이즈와 그림에 따라 김치를 그린다며 농담을 건내셨다.

그래도 내심 기대했을거라

아이들에게는 간만에 신나는 한때를 보냈을 거라 믿고 싶다.


아직도 이름을 기억한다.

깝, 뿌잉, 야, 진 그리고... 음... 새벽이라 그런가.. 왜 기억이 여기뿐이지..

아... 너무 미안하다. 너무 미안해.


이건 좀 당부하고 싶은 말인데

어렵겠지만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해라.


어딜 가나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준다는것은

지극히 작은 일이지만 지극히 굉장한 감동이다.

그건 그 사람이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징표이다.


라오의 아이들은 먼저 내 이름을 물었고

다음날 다시 PYC를 방문했을때

웃으며 '씨윤 팍, 씨윤 팍'을 반복했다.(그나저나 내 이름이 웃긴가?)

아이들의 입에서 내 이름이 불려질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로 황송했다.

(아.. 이런... 눈물이 핑 돈다)



 


우리는 그날 분명 라오의 아이들보다 더 들떠있었다.

훨씬 더 높이 뛰었으며

힘차게 매달리거나 허리를 젖혔고

두 손을 꽉 잡고 달렸다.

흥분된 목소리로 서로를 외쳤고 어린시절의 구슬땀에 과거와 한국을 건너 라오의 땅에 뚝뚝 떨어졌다.

약속된 1시간은 이미 훌쩍 넘어버렸고

컥컥거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매달린 아이들과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내일 다시 만날텐데.

너무 뭔가 아쉬웠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 등 서로 말할 수는 없지만 느낄 수 있는 만감이 교차했다.




정말 그럴까?

우리가 정말

라오에게 행운일까?

그렇게 뛰어놀던 아이들에게

우리가 정말 행운이었을까?


그날밤 별을 보겠다고 

올라간 용구농장 건물 위에서

선명하게 수 놓인 밤하늘의 싸늘한 기운이 

한국에 돌아간 내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게끔 만들었다.


아후.!

몇번이나 아니야 아니야 고개를 휘져으니

갑작스럽게 피로가 몰려왔다.

도마뱀 소리에 스르르 잠에 취했다.



 




posted by 자원이자봉이 서울시자원봉사센터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