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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C 스토리/활동 이모저모

[해외자원봉사관리자연수]라오스로 향하는 우리_2012.11.18

2012년 11월 18일 일요일 아침

나는 라오스에 갔다.

라오스.

그래 라오스.

동남아시아. 시간이 머무는 곳. 루앙프라방

불교국가.

내가 아는것은 이게 전부.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촬영파트로 참가하게 된 이번 연수는

내 삶의 어느 일부분이 심하게 노출된 마냥

심히 부끄러웠고 비뚤지게 편집된 일부를 발견하게 된 시간이었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수많은 추억 아닌 기억들을 만들게 되었다.


라오의 여유는 융통성을

라오의 웃음은 미덕을

그리고 라오의 대자연은 공존의 의미를.


지금은 또 정신없이 돌아가는

대한민국 도시 서울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분명 2012년 11월 18일의 나와

2012년 11월 26일의 나는 조금 달라진듯 보인다.


뭐 여튼, 이것도 일이기에 쓰는 거지만

이번 라오스 연수기는

지극히 주관적인 색채를 고집하려고 한다.

그러나, 

필요한 정보들은 최대한 담기를 약속드리면서 :-)

(하루에 하나씩)


2012년 11월 18일 일요일 아침

제목 : 난 라오스에 도착하고 말았다.





인천공항에는 7시 집합이라고 했지만

전날도 난 정신없이 주말을 보냈다.

토요일은 센터에서 단편영화 촬영때문에 

현장을 지켰고

일요일은... 뭐였더라. 

뭐 여튼 바빴다. 새벽까지 못잤으니까.

술을 좀 마셨나? 했을거다...그랬나?! 


알람이 울렸을때는 이미 한시간이 지난 상태였다.

맙소다. 젠장. 망했다.

침대에서 정말 튱~ 튀어올라

느려터진 보일러를 원망하며

10분의 냉동샤워를 완성했다.

나 샤워 다 했어욤..후덜덜덜덜덜


양 어깨엔 DSLR과 HDCAM 

그리고 배낭과 캐리어(버릴옷을 챙기려고 이래저래 찾아봤는데 꼭 여행가서 안버리고 고이 모셔온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하는 길목에서

머리카락이 하얀 할머니께서 혀를 차며

도와줘?...



  


도착 7시30분

잘 알지도 못한 집합시간. 그래도 30분 늦은거야 -ㅛ-;; 

아침부터 덤앤더머 찍었네..

(지하철에선 또 얼마나 난리를 쳤는지.. 공항철도에서 다리풀려 잠들었다네)

멍청이 같이 서둘렀기에

다행이도

인천공항 따끈따끈한 보일러 난방과 함께 귀족 화장실 마지막 칸에서

손가락 빗질과 비비크림으로 무성의한 얼굴을 대강 마무리했다.


속속 연수생들이 도착했고

난 어색한 인사를 나누며 괜한 장비를 체크했다.


(주)착한여행 김시온팀장이 여권을 챙기며

간단하고 '착하게'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김시온팀장은 매우 '착하게' 보였는데

꽤나 연수생을 '착하게' 대하는 태도가 프로다웠다.

'착하게' 훈남에 쩝 부럽..난 나쁜가?






VN 409 인천-호치민 10:15 13:45

VN 920 호치민-비엔티엔 16:20 19:20


비행기 날개사진 구름사진 

이륙사진 등등 이런거 지겨우니 패스하고

사실. 기절이 맞지.

그전 일주일간 밤을 낮처럼 보냈으니.


베트남 호치민공항에선 약 4시간정도 대기했다.

아... 그나저나 4시간...망했다.

사실 연수생 사전모임이 3차례나 있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3번인가

그것도 인사 살짝하고 빠지고..

성함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무엇을?


사실 이번 연수는 나에게 굉장히 낯선 프로그램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여행을 한번도 단체로 가본적이 없었고

제때 무엇을 챙겨먹거나

제때 잠을 자거나

특히 떼로 이동하는건 생각만해도 끔찍했다.

물론 돈이 없는 털털이여행이었지만서도...


물론 이번 일정은 여행이 아니다.

하지만 해외로 떠나는 일주일이란 시간을... 과연 내가 소화할 수 있을지


호치민공항 체류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만나보는

로투스 레스토랑(와이파이되요. 여기 모히또 음료가 맛있대요. 비밀번호는? 물어보세요)에서 

베트남음식들을 맛보며 살짝쿵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다시 한 번 공유했다...스스로가..

과식과 폭식을 사랑하는 나에게

왜 식사를 안하냐며 여러차례 음식을 권하는 모습들이

정말 미치도록 부담스러울것!이!다! 생각했는데

참 이상하게도...오히려 고맙고 미안했다.

한국 떠난지 5시간도 안되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다시 비행기.

또 기절.







공항에선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소년팀장

이선재선생님이 우릴 맞아주었다.


여튼 이선재선생님은 카메라를 매우 싫어하셨는데

날 보자마자

피해야할 인물이라고 하셨다.

매일 툭툭 말을 내뱉으며 가끔은 얄미운 농담도 하시고,

막판엔 '어이~ 찍사찍사'로 불리웠는데


난 한국으로 떠나는 마지막날

이선재선생님 어깨의 땀냄새를 음미하며

포옹을 청했고 눈가가 촉촉해짐을 스스로가 느꼈다.

그는 우리가 절대 지켜야 할 인물 중 하나임이 분명했고

난 절대 그를 잊을 수 없다.


비엔티엔 수퐈폰 게스트하우스(http://souphaphone.net)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나섰다.

매콩강 근처로 야시장이 펼쳐졌고

참을수 없이 기름지게 구워진 길거리음식들이

온 몸 구멍들속으로 무섭게 침투했다.

(아 지금봐도 꿀꺽이다)


아시겠지만

또는 모르신다면 아시길.

라오스는 맥주. 비어라오가 유명하다는 사실.

맥주...맥주.. 

이미 일주일간 내 뱃속 맥주창고는 출하를 시작해야할 판이었는데..

어느새 BeerBeer무역상인들은 비어라오와의 수입계약을 성사시켰다.


짭짤한 수제 소시지(사진)

알맞게 구워진 잉어...아니 생선구이

새콤한 소스와 곁들이는 감칠맛 나는 치킨구이

그리고 이건 혁명이다!!!! 쪼오오오오오오올기기기기기기잇 찹쌀밥.


정말 미친듯이 먹었다.

먹고 죽은 때깔 고은 귀신.

찰랑찰랑 기름진 머리에

기름진 얼굴.. 

물갈이 안하겠어? 우선 먹고보는거지 뭐





잠깐 살짝 걱정되어서

매콩강을 걸어보았다.

근데

.

.

.

.

하나도 안보여.


야시장도 문닫고

배도 두둑하니 스르스르 눈도 감긴다.

그리고 

또 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