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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C 스토리/활동 이모저모

"자원봉사는 유쾌한 전염병이다!" - 유광상 서울시기획봉사단/관악구 미성동 자원봉사캠프장

 


우연히 찾아온 만남이 나를 자원봉사자로 살게했어요.
   처음 다른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어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때 같은반에 지적장애아가 있었어요. 한번은 학부모교사를 하러 갔다가 그 친구가 제 옷에 자꾸 오물을 묻혀서 혼이 났죠.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그 친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호감의 표현이었다고해요. 그때부터 장애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얼마있지 않아 한 복지관직원분을 만나게 됐어요. 동네에 있는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일을 하는데 장애인들에게 '종이접기'를 가르쳐보고 싶었다고 해요. 하지만 찾아가는 곳마다 "시각장애인에게 종이접기를요? 안돼요. 안돼!"라는 말만 들었대요. 두렵긴했지만 선뜻 제가 하겠다고 말해버렸답니다. 그리고는 며칠을 고생했죠. 그분들을 이해하려고 눈을 감고 종이접기를 해보기도 하고, 고민했죠. 어떻게 하면 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결론은 '이해'와 '즐거움'이었답니다. 눈이 불편하신 분들에게 더 자극이 될 수 있게 종이접기를 '비즈공예'로 바꾼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죠.

 

 


공공의 적을 처치하라! - 즐거움이 자원봉사의 시작이다.
   지금 일하고 있는 '관악구 미성동 자원봉사캠프'엔 특히 학생들의 방문이 많아요. 자칫 봉사활동 시간만 채우고 그만두려는 친구들에게 자원봉사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한번은 공공장소 청소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그냥 '청소'라고만 하면 힘들고 더러울거라는 생각이 먼저들겠더라구요. 그래서 중고생을 대상으로 <공공의 적>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답니다. 학생들에게 공공을 지저분하고 더럽게 하는 것들을 처치하고 오자!라고 설명했더니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활동을 하더라고요. 나중에 학교에서 서로 그런 얘기도 했대요. "나 방학때, 공공의 적 처치하고 왔어!" 

  

 



나의 즐거움이 당신의 즐거움이 된다.
   항상 즐거움이 제일 첫번째에요. 작은 것에서부터 재미를 찾으려고 노력하죠.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할때면 항상 '제목'을 고민하곤 해요. 딱딱한 어투보다는 흥미를 끌 수 있는 제목을 붙였을 때, 참여도도 높고 만족도도 높으니까요. 그래서 지금까지 제가 진행한 프로그램은 재밌는 이름을 갖고 있는게 많아요. 아까 소개한 '공공의 적'도 그렇고 '도림천아 같이 놀자'나 '멋쟁이 어르신 만들기'도 있었어요. 특히 '멋쟁이 어르신 만들기'에는 추억이 많아요.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했을땐 관악구에 있는 58개 미용실에서 단 한분도 선뜻 도와주겠다는 말이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정기적으로 오시는 분만 5분이 계시고, 참여자 수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어요. 입소문이 난거죠. 어르신들과 웃고 즐기며 행복하게 활동한다는 사실이 어느새 동네 미용실 사장님들에게 소문이 났나봐요. 
   웃음은 활력을 줍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점은 웃음엔 전염력이 있다는 것 아닐까요? 미소는 보는 사람을 더 기분좋게 만드는 법이니까요. 저는 웃음, 즐거움의 전염력을 믿습니다. 즐거운 자원봉사 활동이 늘어나는만큼 "유쾌한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도 많아질거에요.  


 



함께하실 분을 기다리겠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기획봉사단이자 관악구 미성동 자원봉사캠프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주민센터에 설치된 '자원봉사캠프'간판을 보고 주민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에요. 보통 자원봉사라고하면 서울시센터나 자치구센터 쪽으로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바로 여기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원봉사캠프가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좀 더 많은 지역주민과 지역주민을 위한 자원봉사를 하는게 꿈이랍니다. 앞으로도 주민 여러분 곁에서 재밌는! 신나는! 타이틀이 확실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함께 즐거움을 전염시켜보시지 않으실래요?
   





                                                                                                                                       
 ※사진은 유광상님께서 보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