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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C 칼럼] 평가 패러다임의 혁신/푸른복지사무소 양원석 소장

평가 패러다임의 혁신

양원석_푸른복지사무소 소장

(위 자료는 2012 제9회 전국자원봉사센터대회

'틀을 깨고 한발 더, 자원봉사의 진화!'

자료집 중 일부 내용을 발췌해 담았습니다.


주최 전국자원봉사센터중앙회/주관 경상북도종합자원봉사센터

2012.9.19-21 경주교육문화회관)


 

 사회로부터 기관의 필요성을 인정받는 것



 기관 평가의 목적은 크게 보면 두 가지입니다.

1) 사회로부터 기관이 필요한 일을 한다는 인정을 받는 것

2) 기관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

문제는 현재의 평가 방식이 과연 위 두가지 목적을 달성하는데 효과적인가 하는 점입니다.

현재 평가는 점수 중심으로 기관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점수로 기관을 평가하되, 기관끼리 경쟁하여 기관을 등급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우수기관은 지역주민으로부터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인식을 얼마나 획득하고 있을까요? 최우수기관이 점수 높게 받았다고 하여 지역주민으로부터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인식으로 연결되고 있을까요?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가치와 이야기(스토리)의 시대입니다. 그안에 어떤 가치를 담아내고 있느냐 그리고 그 가치를 담아내는 이야기를 얼마나 감동과 공감하게 만드느냐에 따라 판단과 선택이 나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가치의 시대요, 이야기(스토리텔링)의 시대입니다.

 기관이 사회로부터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최소한 사업 영역만이라도 점수로 경쟁시켜 줄 세우는 방식보다 평가를 통해 가치를 잘 담아내는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 이야기를 널리 확산시키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척도가 80에서 90으로 올랐다는 것으로는 종사자 외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감동과 공감도 획득하기 어렵습니다. 근본적으로 그래프와 수식이 감동을 주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삶의 과정과 한 마디 ‘제가 인생을 살면서 제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그래도 서로 알고 지내며 돕고 나누는 일을 기관이 도와주니 얼마나 감사한지...’와 같은 가치가 담긴 이야기여야 합니다. 그 때 비로소 사람들은 ‘그래, 아직은 살만하구나.’, ‘기관이 하는 일이란 저렇게 사람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구나.’ 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가치와 스토리텔링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영리에서도 이미 적용하고 있으며, 없는 스토리라도 만들어서 커뮤니케이션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미 감동적인, 공감을 이끌 이야기가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 스스로 가치와 이야기를 하대하고 점수와 등급을 귀히 여기고 있을 뿐입니다.

 평가의 방식이 달라지기를 바랍니다.

 가치를 찾고, 가치가 담긴 사례, 이야기, 스토리를 발굴하고, 일반 시민에게 널리 알리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그 단계까지 나아가야 비로소 평가가 추구하는 첫 번째 목적, 사회적 인정과 재가에 더 가까워 지리라 봅니다.



 무엇이 전문성과 역량의 본질인가


 기관 평가의 목적 중 2) 기관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을 살펴봅니다.

 이 부분은 ‘무엇이 전문성의 본질인가’ 와 ‘전문성을 높이는 방법이 무엇인가’ 의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먼저 ‘무엇이 전문성의 본질인가’ 에 초점을 두어 풀어보겠습니다.

 무엇이 전문성인지 살펴야 합니다. 방향 없이 무조건 좋다 할 수 없습니다. 속도가 빠르다고 무조건 잘 한다 할 수 없습니다.  바른 방향이어야 비로소 속도가 유효합니다. 방향이 틀렸는데 속도가 빠르다면 엉뚱한 방향으로 더 멀리 나아갈 뿐입니다. 빠른 속도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 사회와 관계합니다. 사람과 사회의 ‘삶’ 을 돕는 것입니다. 삶, 더불어 사는 삶을 돕는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삶을 돕고자 지금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문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삶을 살리는 것이어야 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다시 자기 삶을 살도록 도운 이야기. ‘기관과 함께 하면서 제가 다시 해볼만한 희망을 얻었어요.’ 사회가 더불어 사는 삶을 살도록 도운 이야기. ‘기관 덕에 우리 마을이 서로 나누며 지낼 수 있어요.’ 이렇게 감동하고 공감하는 삶의 이야기로 가득해야 합니다.


 이러한 삶의 이야기로 가득해야 사회로부터 인정과 재가를 받을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현재의 일을 계속할 힘을 얻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평가 방식은 삶에 가까운 활동보다는 수치, 계량, 특별활동프로그램 서비스에 더 초점을 두는 듯 싶습니다. 하지만 삶에 가까울수록 일상에 가까워지는 것이고 이는 구체적인 수치, 계량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차별화를 요구하니 자연스럽게 삶에서 멀어지고 특별한 프로그램 위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집니다. 평가단에서는 이러한 사업도 평가에 내놓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질적 평가의 경우 현장평가단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인정받을 수도 있고, 인정 못 받을수도 있습니다. 결국 현장이 바보가 아닌 이상 불확실한 삶의 이야기보다, 확실하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수치, 계량, 특별프로그램 위주로 진행합니다. 결국 돈이 있어야 하는 사업, 수치화 계량화가 쉬운 사업, 그럴듯하게 만들기 쉬운 ‘신기한 사업’ 이 늘어납니다.

 문제는 이렇게 나아갈수록 삶과는 멀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방향이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네 삶의 이야기, 사람들의 더불어 사는 삶의 이야기를 어떻게 수치화, 계량화 할 수 있겠습니까? 평가를위해 사업을 구상하는 것이 바른지, 사업의 바른 방향을 먼저 설정하고 이에 맞는 평가 방향과 방식을 찾는 것이 바른 것인지는 쉽게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전적으로 평가 주체의 잘못은 아닙니다. 하지만 평가 주체의 의도가 여기에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이와 같다면, 당연히 평가 방향과 방식을 고쳐야 합니다. 수치와 특별 활동 중심에서 삶 중심으로 바꿔야 합니다. 경쟁 중심에서 이야기를 찾고 살리고 공유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자기 삶을 다시 살도록 도운 이야기, 더불어 사는 삶을 살도록 도운 이야기를 평가를 통해 찾아내고 격려하고 공유하는 평가여야 합니다.

 이러할 때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도 힘을 얻을 것입니다. 스스로 눈물 흘리며, 감동할수록 현재 이 일을 선택하기를 잘했다는 자부심이 높아지며, 이것이야 말로 비로소 사기를 진작하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바른 방향입니다.


 기관의 전문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안


 현재의 평가 방식이 과연 기관의 전문성을 높이는데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전문성은 어떻게 높아질까요? 과거에는 단순히 열심히 노력하는 것으로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 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지식을 쌓고 전문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 시대로 진입하면서 개념이 달라졌습니다. 지식과 전문성은 혼자 쌓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혼자 공부하는 사람과 서로 가진 지식을 서로 공유하며 나누며 상호 발전하는 사람. 둘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지식과 전문성의 기회를 가지게 되겠습니까? 이는 물어보지 않아도 너무나 쉽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지식은 새로운 것과 새로운 것을 조합하는 창의적 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 점에서보면 더욱 서로 공유하고 나누는 것에서 지식 발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음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웹2.0의 개방, 참여, 공유 또한 이러한 개념이며, 지식경영, 클라우드소싱 또한 이러한 시대 흐름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시대 흐름은 지식을 함께 공유하는 것을 장려하고 이로써 함께 발전하는 공진화의 단계를 끊임없이 추구합니다. 심지어는 적대 관계에 있는 기업과도 서로 지식을 공유하며 발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식의 발전은 독점하는 것에 있지 않고, 공유하는 것에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재 평가는 어떠합니까? 기관의 평가는 전문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이 시대와 맞지 않습니다. 여전히 줄세우기 식의 경쟁으로 일관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줄세우기 식의 경쟁으로 일관하니 상호간의 지식 공유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잘하는 것이 있으면 오히려 감추어야 합니다. 만약 나누고 공유하면, 우리 기관의 특장점만 희석되고 결국 줄세우기 경쟁에서 도태되기 때문입니다.이러하다 보니 너도나도 자기 기관이 가진 지식과 역량만으로 사업의 전문성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는 적과도 공유하며 발전을 도모하는데, 우리는 여전히

각개 전투하는 방식입니다.

 줄세우기 식의 평가는 상호 간의 공유를 막아섭니다. 공유가 있지 않으니 상호 교환을 통한 지식 상승을 바랄 수 없습니다. 상호 교환을 통한 지식 상승이 없으니 전문성이 높아지기를 바랄 수 없습니다. 개별 역량의 한계를 뛰어넘는 지식 상승 은없으며, 결국 전문성의 한계도 명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줄세우기 식의 경쟁은 패러다임이 바뀐 세상에서 지식 발전을 통한 전문성 향상에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바꿔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잘하는 것은 나누는 문화를 장려해야 합니다. 줄세우기 식의 경쟁에서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공생으로  바꿔야 합니다. 지식을 나누고 모아 그 안에서 새롭게 지식을 조합하도록 장려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합니다. 지식을 나누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 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사업이 널리 확산되고 이를 통해 전반의 수준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는 네트워크 사회의 특징을 이해한다면 너무나 기초적이고 초보적인 관점입니다.


 이제 평가는 축제처럼 진행해야 합니다. 우리가 잘 한 것을 상호 널리 공유하는 축제여야 합니다. 다른 이가 잘 한 것을 적극 받아들여 융합하는 축제여야 합니다. 내가 잘 한 사업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피드백을 받아 내가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평가여야 합니다.

 또한 내가 발표하는 사업을 듣도록 하여 내 발표에 참여하는 다른 종사자 또한 성장하는 축제여야 합니다. 나를 위해 공유하고, 이로써 다른 이에게도 도움이 되는 상호 발전하는 축제 같은 평가여야 합니다.









<참고 위에서부터 사진1: 2011 자치구관리자 회의/사진2,4: 2011 서울 자원봉사자대회/

진3: 2012 자원봉사대회 캠프창의사례발표/2011 관리자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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