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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V세상 큐레이터] 나의 기부, 나의 자원봉사

모금가는 어디에 기부를 할까?

자원봉사전문가는 어디서 자원봉사를 할까?

김동훈

국제사회복지사글로벌소셜벤처 인큐베이터,

비영리 모금가

국제개발구호NGO '더프라미스

     (The Promise)국제사업국 국장

 

모금을 하는 비영리단체의

직원들자신은 어떤 단체에다가

얼마만큼이나 기부를 할까?”

 자원봉사를 직업으로 삼는

비영리단체 직원들은 평소에 어떤

자원봉사를 얼마나 할까?”

 



박봉과 야근에 시달리는 많은  비영리단체 종사자들에게 직업 외로 기부도 하고 자원봉사까지 하라고 하는 것이 너무한 것 아니냐 하는 생각도 들어 일부러 물어보지는 않지만모금이나 자원봉사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던지는 자신의 메시지를 본인들에게는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궁금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공익활동분야에서 15년째 일하고 있다일의 특성상 다른 사람들에게 자원봉사나 기부 등 좋은 일에 동참하기를 권하는 역할을 해야 할 때가 많다그러다보니 가끔 나도 궁금해지는 사항들이 생기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한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내가 그런 궁금증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도 나에게 같은 궁금증을 가질 듯 하여 우선 나는 어떻게 하는지 얘기해볼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소득의 3% 정도는 여러 공익활동단체의 기부금으로 내고 있다경제적으로 어려워질 때는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고 비율을 줄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목표는 월급의 3% 이상을 기부하고자 하는 것이다.

   

내가 주로 기부하는 곳은 함께하는 시민행동한국JTS, 더프라미스, ODA Watch, 따비에 등 아마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비영리단체들이다나름대로 비영리 분야에서 십수년 일하면서 알게 된 여러 정보와 맥락을 종합하여모금이 잘 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하는 단체들,기부를 해도 허투루 쓰지 않는 단체들작은 돈이라도 의미있게 써 줄 단체들을 고른 것이다.

나의 기부 맥락을 보면잘하는 곳에 몰아주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고 있고규모있게 일을 잘 해주기보다는 작더라도 유의미하게 일을 해주는 것을 응원하는 성향이 있지 않은가 스스로 생각해본다.

   

현재 일하는 직장에도 기부를 하고 있는데내가 직원이다보니 어쩔수 없이 분위기상 후원자가 된 것이 아니라입사하기 이전부터 기부를 해오던 곳이었다비영리단체의 종사자로써 기꺼이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의 후원자가 될 수 있거나퇴사 후에도 그곳의 후원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면어쨌든 기부금을 가지고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가끔 어떤 분들이 내가 공익활동 분야에서 일하는 것을 아시고는 자기도 좋은 일에 기부를 하고 싶은데 어떤 곳에 기부를 하면 좋을지 물어볼 때가 있다이런 경우는 나처럼 1~2만원 기부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액수를 딱히 정할 수는 없으나 나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거나 한 번에 큰 액수를 기부할 수 있는 분들이셔서 나름 고민을 해야 한다.

   

수많은 공익활동 단체 중에 기부자를 필요로 하는 단체가 얼마나 많을 것이며각 단체들의 사정을 내가 어떻게 다 알아서 어느 쪽을 먼저 추천할 수 있을 것인가이것은 감히 내 능력 밖의 일이지만 인연따라 물어오는 것을 모르쇠 할 수는 없어 나름 성의껏 대답을 하곤 한다.

   

이렇게 남의 기부를 조언하기 위해서라도 광범위하면서도 실질적인 정보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내 생각에는 공익활동단체에서 모금업무를 하시는 분들이 정작 자신들은 어떤 단체에 기부를 하고 있는지가 조사되고 그 결과를 공유해보면 나름 유용한 정보들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또는 모금가들이 자기가 일하는 단체를 제외하고 기부 받을만한 단체를 추천하게 해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많이 궁금하다.

모금가들은 어디에 기부할까?’ 라는 궁금증 외에도 자원봉사를 진흥하거나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는 기관의 실무자들은 과연 어디에서 어떤 경로로 자원봉사를 할까 궁금해진다.

1년 365일 자원봉사 관련업무에 시달릴텐데

따로 개인적인 시간을 내어서까지 자원봉사를 할까?

   

십수년의 비영리활동의 경험을 통해 본 내 주위에서의 모습은평상시 하는 일이 자원봉사 지원업무이다보니 개인시간에는 관련된 활동을 안하려는 실무자에서부터본인이 연중 자원봉사 관련 업무를 하더라도 개인휴가를 내서라도 다른 곳에서 자기 단체일과 전혀 관련없는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도 보았다.

 

내 경우도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주로 일해오면서 해외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만들어오고 있고자원봉사를 주제로 교육도 하고,사람들에게 자원봉사를 하도록 독려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단체 일은 단체 일일 뿐이고 그와 상관없이 퇴근 후에나 주말에는 나만의 자원봉사활동을 할 때가 많다.

   

내가 주로 하는 자원봉사활동은 청년들이 만든 소셜벤처들에 대해 컨설팅하고 자원연계하기국제개발협력에 관심있는 청년들에게 진로상담 해주거나 교육하기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작은 NGO들에게 실무자문을 해주거나 경영에 참가하기청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기 등등 나만의 강점을 살린 일종의 재능기부라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주로 한다.


 


(사진출처 : 헬프시리아)


예를 들어 한국에 헬프시리아(http://www.helpsyria.kr/)’라는 모임이 있는데 실무자 한명 없이 멤버 전원이 자원봉사자로 움직이고 있는 NGO’라고 할 수 있다헬프시리아는 2011년부터 시작되어 현재 20만명 이상의 사망자 400만명 가까운 난민이 발생한 시리아 내전의 고통을 함께하기 위해 한국 시민들이 만든 자발적인 모임이다한국 최초의 시리아 유학생인 압둘 와합씨가 사무국장 역할을 하며 모임의 중심역할을 하지만멤버들 모두가 다 자기 생업을 가지고 있고 틈틈이 짬들을 내서 하시는 것이라 안정적으로 모임이 정착되기는 쉽지 않다.

   

이 모임에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VMS 같은 공식적인 자원봉사인증시스템의 인정을 받지도 못하지만 자기 돈과 자기 시간을 들여서 이 일을 하고 있었다주말이 되면 이태원에 나가 모금을하고, SNS에서는 시리아 이야기를 전파하고시리아와 관련된 행사가 있으면 달려가서 함께하고심지어는 시리아 내전 지역에 들어가 구호활동을 하기도 했었다.

   

나도 어쩌다가 압둘 와합 사무국장을 만나면서 헬프시리아의 활동을 알게 되었는데이럴 때 내 선택은 그냥 후원자가 되거나거리모금봉사  활동이라도 할 수 있지만좀 더 제대로 내 능력을 쓰기 위해서 운영위원 역할을 자처하게 되었다.


 NGO를 만들고초기 단계의 NGO를 끌어보았고모금을 해보았고,사업을 만들어보았던 경험들 때문에 다른 멤버들이 갖지 못한 경험으로 인해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이 있던 터였다.

   

이 모임의 특징 중 하나는 나뿐만 아니라 교사공무원변호사대학생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오로지 시리아 문제에 대한 관심 하나로 모여서 각자의 시간과 돈과 노력을 써가며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출처 : 따비에 페이스북)

헬프시리아’ 뿐만 아니라 미얀마 난민 마웅저와 함께 만들었던 미얀마 교육지원 NGO '따비에(http://thabyae.tistory.com/)를 보더라도,  세간에 알려진 명망가 한명 없이 대안학교 교사동화작가시민운동가,  치과의사미얀마 이주노동자미얀마 유학생 등등 한국과 미얀마의 시민들이 모여서 각자의 가진 것을 내어놓고 미얀마의 어린이·청소년 교육지원을 위해 활동해 오고 있다.

   

따비에에 모인 사람들 역시 자원봉사 인증 받는 것은 고사하고 자원봉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세상에 필요한 일을 위해 직접 NGO를 만들고사람을 모으고사업을 만드는 등의 일을 벌이는 특이한 자원봉사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나로서는 단체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단체 밖에서도 특별한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고심지어는 이러한 자발성이 충만한 자원봉사활동들이 내가 단체에서 하는 활동보다 더 잘되고 있는 현실을 목격하기도 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공익활동가들도 이런 보이지 않는 적극적인 자원봉사활동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음을 알고 있다.

어떤 기업사회공헌팀의 담당자는 자기 기업의 이익과 직결되지 않음에도 따로 시간을 내어서 여러 기업의 사회공헌담당자들을 모아 네트워크를 만들고 후배들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단체의 밖에서도 자원봉사를 일으킴으로서 내가 더 커지는 경험을 계속 하게 되는 이상많은 공익활동가들이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자신에게도 적용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름대로의 자원사활동을 계속 하시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