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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세상컬럼]소셜 이노베이션의 트랜드와 시민참여

소셜 이노베이션의 트랜드와 시민참여 

 

민영서 (사)Spark 대표  



최근 기존의 방식으로 해결이 어렵거나 새롭게 발생하는 사회문제들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접근방법으로 해결하는 소셜 이노베이션에 대한 기대가 국내외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당면한 과제들의 난이도가 1,2차 방정식으로는 풀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고차 방정식이어서 과거의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풀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 저출산다문화, 환경, 양극화, 청년실업, 자살률, 불평등 등의 수많은 난제 앞에 정부의 해결능력 또한 한계에 이르렀다. 재정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직접 문제해결방식이 그다지 효율적이지도 않아, 미국, 영국, 호주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기관을 설치하여 사회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시민사회 역시 갈수록 재정, 전문성 부족 등으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느끼고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기업은 사회공헌의 방향을 과거 단순 봉사, 기부의 모델을 넘어 업의 특성과 관련된 사회문제 해결의 혁신적 아이템을 찾고 있다. 아인스타인이 얘기했듯이 문제는 그 문제가 만들어질 때와 같은 수준의 사고방식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렵다. 새로운 아이디어, 혁신적인 해법 즉 소셜 이노베이션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셜 이노베이션의 큰 흐름을 살펴보면, 먼저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시장의 힘을 활용하는 사회적 경제의 부상을 들 수 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 회비나 기부금, 정부 보조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제4섹터로 불리는 하이브리드 사업모델이다. 이러한 방식은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소셜 벤처 등의 형태로 많이 나타난다. 사회적 경제는 그 역사가 우리보다 오래된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의 EU에서는 고용 등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12%에 이를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0.5% 미만으로 추산되지만, 사회적기업육성법, 협동조합법이 시행된 이래 청년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사회적 창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모든 사회적 경제조직이 혁신적인 것은 아니나 문제 해결에 소셜 비즈니스를 활용한 혁신이 많이 일어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두 번째는 디지털을 활용한 소셜 이노베이션이다. 그 동안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기업 성장에 많이 활용되어 왔다면 최근에는 이를 사회문제 해결, 창의적 문화형성과 같은 소셜 이노베이션의 기능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집단지성의 힘을 활용한 크라우드 소싱, 공유경제, 적정기술, 사회참여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 문제 해결의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디지털 소셜 이노베이션의 특징은 기존의 시민단체, 지역공동체 등과 같은 전통적 조직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된 많은 개인들이 사회 이슈 해결을 위해 다양한 지식과 대안을 함께 만들고 공유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98년에 시작한 미국의 볼런티어 매치는 공동체 발전을 위해 활동가와 기관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통해 현재까지 10만개 기관에, 9백만 명의 자원봉사자를, 92,000회 연결하였고, 30,000가지 이상의 자원봉사방법을 제공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코드 포 아메리카는 미국에서 소화전을 입양하세요라는 캠페인을 전개하여 시민들이 앱을 활용하여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집 앞 소방전을 관리, 소방관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지리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시민들이 생활 속의 많은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커뮤니티 맵핑 은 새로운 형태의 시민 참여형 디지털 혁신의 사례이다.



세 번째는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기업, 지역사회, 사회적 경제조직 등 다양한 분야의 조직들이 섹터를 너머선 협력협업 방식을 지향하고 있고 그 성과 또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2006년 미국의 ‘The Strive Partnership’(이후 StriveTogether라는 단체 설립)이다. 신시내티와 노던 켄터키의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인 대학교와 공립학교, 기업, 비영리단체, 주민, 기타 교육기관들이 파트너쉽을 이루어 노력한 결과, 6년만에 교육지표의 89%, 유치원 준비도 11%, 8학년 수학 점수 31%, 대학 졸업율 11% 향상 등의 높은 성과를 거두었고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당면한 과제들은 혼자서, 한 섹터 내에서 해결하기가 쉽지 않고 제도, 재원, 시민 참여 등의 다양한 자원이 결합될 때 사회적 임팩트 또한 커진다.


 

소셜 이노베이션에 있어 시민참여는 핵심 성공요소이다. 시민들의 참여 없이 어려운 사회문제를 풀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민들이 내는 다양한 아이디어, 정보, 의견, 시간, 기부 등은 문제해결의 출발점이 된다. 나아가 시민들은 해법을 찾는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서로 다른 배경의 시민들이 모여서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다양한 생각을 주고 받음으로써 협동디자인(co-design) 워크샵, 소셜 이노베이션 캠프, 협동 생산(co-production) 등의 활동 등이 가능하다. 그리고 시민들은 시민참여예산제도 등의 프로젝트에 계속 참여함으로써 의사결정 자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존재이다.


 

사회를 혁신적으로 바꾸어 나갈 소셜 이노베이션은 누가 리드하는가? 정부인가, 기업인가, 시민사회인가? 사회적 경제인가, 개인인가? 모두가 혁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시장의 힘, 디지털의 힘, 협력협업의 힘을 믿고 잘 활용해야 한다. 일찍이 도산 안창호 선생은, 그대가 나라를 사랑한다면 먼저 건전한 인격을 갖추고, 우리 사회에 인재가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이 인재가 되려고 공부하고 힘쓰라고 말씀하셨다. 사회문제 또한 마찬가지이다. 해결할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는 사람들 스스로가 소셜 이노베이터가 되기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