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카이브

[V세상이 만난사람] 세상에서 가장 큰 옷장, "열린옷장"

[V세상이 만난사람] 세상에서 가장 큰 옷장, "열린옷장" 


사진촬영 : 홍보반장2기 오지선 

인터뷰 : 홍보반장2기 허재성, 김지혜 



취업준비생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알고 계신가요? 대구에 사는 한 여성 구직자가 서울기업 면접을 보기위해서는 증명사진 2만원, 면접메이크업 6만원, 면접용정장 40만원, KTX왕복요금 8만 5천원, 건강검진비용 3만원, 숙박비 7만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계산을 해보면 면접을 한 번 보기 위해서 60만원이 넘는 비용이 지출 되야 하는 것인데 취업하기 전인 구직자들에겐 너무 가혹한 비용입니다. 게다가 구직기간이 길어지면 정장을 계절별로 구비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부담이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막상 입사를 하면 잘 입지 않게 되는 면접용 정장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구입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또한 집에서 잠자고 있는 옷 1순위가 정장이라고 하니 정장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아깝게만 느껴집니다. 취업에 대한 불안함으로 얼어 붙어 있는 마음에 경제적인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구직자들을 위해 집에서 잠자고 있는 정장을 기부받아 구직자들에게 대여해 주는 "열린옷장"의 한만일대표를  만나보았습니다.   


한만일 


現 열린옷장 대표 


열린옷장 홈페이지 : www.theopencloset.net

열린옷장 페이스북 : www.facebook.com/theopencloset 




1. 열린 옷장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어떤 곳에는 정장이 남는 사람이 있고, 어떤 곳에는 정장이 없어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열린 옷장은 정장이 남는 사람에게서 정장을 기증받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연결해 드리는 곳입니다. 이렇게 연결을 적절히 시켜주면 기증자에게는 즐거움을 주고, 대여자에게는 도움이 되므로 결론적으로 모두에게 이로움이 되겠죠?

 

2. 열린 옷장을 운영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탐스의 대표는 특별한 운영 계기가 있냐는 질문에 딱히 큰 생각이 있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열린 옷장이 탐스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저 역시도 탐스의 대표처럼 엄청난 계기가 있어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열린 옷장을 운영하기 전 회사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회사원들 중 주말이나, 퇴근하고 나서 시간이 남으면 자기계발을 위해 직장인 밴드에서 활동을 하거나 영어 학원을 다니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 역시도 이런 사람들처럼 일을 하고 남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봉사활동은 수동적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인데, 저희는 봉사활동을 직접 기획하여 보람과 동시에 재미도 느끼고 싶었습니다. 이 일을 통해 수익을 얻고자 하여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학생 때, 재원이 알바나 용돈 등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돈의 부담 없이 무언가를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죠. 하지만 면접 비용은 생각보다 많이 들고, 면접에서 자꾸 떨어지는 사람들은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재정 부담이 커져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의 기를 살려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열린 옷장을 운영하기 전에도 이곳의 한 친구는 지방에서 면접을 위해 올라온 사람을 집에 재워주고, 아침도 주고, 면접 때 정장을 빌려줌은 물론 면접과 관련해서 팁을 주기도 했습니다. 우리 역시도 이런 방식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면접을 잘 치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의 방법대로 모든 것을 제공해 주기는 어려움이 많고, 일단 옷으로만 한 번 해보자!’ 라고 생각하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취업을 앞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옷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면 모두 빌릴 수 있습니다. 딸의 결혼식에서 입을 정장을 빌리기 위해 오신 분도 있고  갑자기 면접을  보라고 연락이 왔는데 옷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오신 분도 있습니다.




4. 옷과 함께  사연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받은 사연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연이 있나요?

제가 평소에 받는 질문들 중 가장 어려운 질문입니다. 모든 사연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고 인상 깊기 때문에 이것의 경중을 가리기에는 제가 아직 어리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운영위원회였던 분의 사연입니다. 이분은 영화제에 참석할 때마다 레드카펫에서 제각각 예쁘고 멋있게 차려 입은 사람들을 보며 이 세상 사람들 모두 다 자기만의 레드카펫 위를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열린 옷장에 옷을 기증하는 사람들 모두 자신의 레드카펫에서 입었던 옷을 기증하는 것이며, 기증을 받은 사람들이 이 옷을 입고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멋있는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며 힘을 내라고 메시지를 전달하셨습니다. 또 원래는 자주 입던 정장인데 어떠한 사정으로 입을 수가 없게 되어 기증하는분들도 있습니다. 그 중 한 분은 원래는 몸이 건강하시다가 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되어 정장을 입을 수 없게 되었는데, 자신을 대신하여 꿈을 펼쳐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옷을 기부하셨습니다.



 

4. 열린 옷장을 통해 공유하게 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가치는 각자 느끼는 게 서로 조금씩 다를 것 같아요. 어떤 분은 저렴하니까 경제적인 가치가 굉장히 크다고 하시겠죠. 사실 그것도 굉장히 의미가 큰 거죠. 기존에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상품들을 혁신적인 방법으로 싸게 판매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기업의 역할을 충분히 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저희가 기증을 받아서 판매도 하지만 대여를 하면서 공유를 하잖아요, 예를 들어 면접을 봐야 하는데 옷이 없어서 옷을 산다. 그리고 안 입으면 버린다. 산다, 버린다, 산다, 버린다 하는 이런 반복되는 구조를 끊을 수 있으니까 환경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환경적인 가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죠. 그리고 지금 삶이 너무 팍팍해지고 사람들의 관계도 소홀해지고 인터넷 댓글만 봐도 다들 날카롭고 신경이 곤두서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좀 누그러뜨리는, 선배가 후배한테 괜찮아, 힘내. 잘 될거야.” 진짜 토닥이면서 하는 말들 그런 것 때문에 힘이 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조금씩은 다른 것 같아요. 근데 제 입장에서는 저희가 비영리 단체인데, 대학생들에게 꿈이 뭐냐 물으면 좋은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거나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거나 자격증을 따서 살고 싶거나 혹은 적은 비율이지만 스타트업같이 창업을 해서 뭔가 내가 하고 싶다거나 그런 것들을 많이 이야기하죠. 하지만 비영리단체에서 일해보고 싶거나 비영리단체를 만들어서 세상을 바꾸는, 작은 문제를 바꾸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저는 이런 것이 대학생들의 수많은 선택지 속의 하나로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저한테는 그런 가치가 큰 것 같아요. 이렇게 오셨을 때 얘기 드리고 한 분이라도 난 그렇게 생각 안해봤는데 앞으로 졸업하고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괜찮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시면 좋겠어요.

 


 

6. 열린옷장에 관한 봉사나 기증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요?

참여는 홈페이지 참고해주시면 되고 v세상(volunteer.seoul.go.kr)에서도 참여 가능합니다. 학생, 직장인 자원봉사자도 많고, 시간 인정보다는 순수하게 자기 삶에 엔돌핀을 가지고 싶어 오시는 분들 많습니다. 특징이라고 하면 현장에서 면접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멋지게 옷을 입고 나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어 그것이 주는 감정적인 즐거움이 많다는 것입니다. 고개 숙이고 왔다가 사람이 멋지게 수트를 입으면 달라져 보입니다. 사람은 인상이 있기 떄문에 후광효과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멋진 수트를 입고 나가면 자기도 모르게 나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굉장히 기분이 좋죠. 학생 봉사자도 와요. 자기와 똑같은 처지의 친구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고, 나도 똑같이 힘들었는데 살다보면 별거 없어. 힘내! 하고 그들의 구겨진 마음을 펴주기 위해 다림질을 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열린 옷장은 직접 그 봉사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과 직접 컨택할 수 있으니까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저는 무조건 재밌어야 합니다. 봉사도 재미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많이 노력하니까 많이 많이 신청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한번하고 친구 데리고 오는 경우도 많고 같이 장기로 하시는 분들도 있고 패션에 관심이 있어 여기 보러 오시는 분들도 있고, 전공도 다르고 재미있습니다. 씩씩한 고등학생 친구가 와서 언니오빠들 힘내라고 자기가 도와주고 싶다고 오는 친구들도 있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