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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C 스토리/활동 이모저모

살맛나는, 사람맛나는 <2010 지리산 둘레마을 자원봉사 트레킹> ①



[서울시자원봉사센터]홈페이지를 자주 들어가 보는데 제2회[지리산둘레마을자원봉사트레킹]을 신청접수를 받고 있었다.

지난해는 8월 진행이어서 올해도 8월이겠지 했는데 어쩌나 7월이라니……작년에 딸아이가 일본에서 대학을 들어가서 여름방학을 맞아 한 달간 들어오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자는 취지로 제1회[지리산둘레마을자원봉사트레킹]을 신청하여 그야말로 너무나 값진 시간을 보냈기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싶었다. 일본이 이곳과 달리 입학도 한 달이 늦다 보니 자연적으로 방학도 한 달이 늦는다. 딸아이도 꼭 함께하고 싶어 했는데 아쉬움을 뒤로 하고 혼자라도 참석해야지...

작년에는 100명 참석이었는데 올해는 200명의 참석이다. 작년에 반응이 아주 좋았던 모양이다. 아마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그 뿌듯함을 생생히 체험하고 왔을 것이니 당연한 반응이리라.

참석대상자로 선정이 되어 다행이다. 16일 예비모임에 참석해 우리 [헤라클래스 프로젝트]팀과 상견례를 했다. 아직 서로 낮 설어 어색하기는 했으나 반가운 인사로 이런저런 논의를 했다.

한식 조리사자격증이 있다는 것으로 마을잔치를 준비하는 조리 팀에 배정이 되었단다..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으나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안 되는 일이 어디 있으랴 다행히 대량 음식준비에 일가견이 있으신 윤석민선생님과 팀원들의 의견으로 대충 준비할 요리의 적어본다. 닭도리탕, 부침개, 수박, 주류, 도토리묵 등 새참은 감자와 수박으로...

창원마을에서는 팀이 세분화되어 제초&조리 팀, 도배 팀, 벽화 팀, 글로벌에코 팀, 영상 팀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창원마을 총 담당 액션플래너는 이현영선생님
우리 제초&조리 팀의 액션플래너는 반세리선생님

우리 제조&조리 팀원은 김태석, 김원식, 김민정, 박찬만, 박준수, 김복환, 이승민, 민용기, 윤석민, 이한철, 이미정, 장경실, 장호영, 이보람, 이윤미, 류재갑 님

드디어 22일 출발일~

시청역을 나오니 같이 참석하는 자원봉사자 같은데 모임장소가 어디일까 두리번거리는 젊은 친구한테 말을 걸어본다. 조금 일찍 와서 그런가 아직 버스도 없고 한산해서 나와 같이 두리번거리는 중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친구가 나와 동일한 이름을 가진 ‘엄재윤’씨였다. 카메라도 가지고 있는 영상 팀 담당이었다. 그런 인연으로 사진 찍을 일이 있을 때는 눈에 보이면 거침없이 불렀다. ㅎㅎㅎ

4호, 5호 차가 우리 창원마을 팀이 탈 차량이다. 마을이 가장 넓어 80여명의 인원이 배정되었다 한다. 예비모임 때 뵌 분들이지만 아직 서먹함이 다 가시지 않았으나 서로 반가운 인사를 한다.

나의 옆자리에는 연세가 있어 보이시는 [서울 메트로]에 근무하신다는 백발의 노장이셨다. 주변에 모두 같은 직장에서 단체로 오신 분들이다. 작년에 참석했을 때 함께 참석하신 눈에 익는 분도 있었는데 이번엔 따님과 아드님이 함께했다. 이렇게 가족이 함께 오는 집이 유난히 더 행복해 보인다. 그러면서 딸아이가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커진다. 녀석도 정말 같이 참석하고 싶어 했는데…… 또한 수업을 빼먹고라도 G20정상회의 자원봉사에 참석하고 싶어 했다.

출발하면서 각기 집에서 준비해온 아침대용 간식들을 풀어 놓는다. 민정이 아버님~

옥수수 정말 맛있었어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인사 드려요. 여행과 자원봉사의 접목이라서 그럴까? 가는 내내 여행에서 느끼는 “설레임”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휴게소를 거쳐 드디어 비전마을 도착!

언제 보아도 정겨운 곳이다. 나는 이곳이 개인적으로 3번째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내가 자원봉사로 이 마을을 찾기 전에 이미 한번 구석구석 다녀간 곳이기 때문이다.비전마을에서 준비해 주신 점심식사를 마치고 각 팀 별로 줄 맞추어 나란히~~~~~~~~




제2회 [지리산둘레마을 자원봉사트레킹]발대식이다.
이기백부장님의 시작선언과 인월면장님의 축하인사 등등

이후 팀 별로 모여 자기소개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각자가 참여하게 된 동기와 자기소개를 마쳤는데 막내 민정이의 자원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왔다는 너무나도 솔직한 인사가 안타깝게도 느껴졌지만 분명 돌아갈 때는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며 민정이에게 지금은 네가 자원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왔지만 아마도 돌아갈 때는 너무나 즐거운 시간과 뿌듯함을 느끼는 보람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하며 아빠와 오빠랑 함께 온 그 녀석이 그저 부럽게만 느껴졌다. 

그래 2박3일 열심히 즐겁게 재미있게 활동하는 거다!




활동 때 입을 티와 모자, 손수건 등 몇 가지 소품들을 받고는 이제 본격적으로 각 마을로 배정되어 간다.

차를 타고 창원마을을 향해서 G0 G0~~~~~~~~~~~

창원마을에 딱 내렸을 때 진한 초록빛 향연에 너무나 평화로운 마을처럼 다가왔다. 뜨거운 햇살 속에서 불어오는 미풍이 가슴 가득 전해온다.

아래 당산에 집결하여 보니 마침 마을회의가 진행 중이어서 많은 어르신께서 나와 계셨다.

모두 반갑기만 하다. 우리 시골할머니를 만나는 듯한……더운데 어서 오라면서 반갑게 맞아 주신다.

잠시 후 이 곳 창원마을의 이장님의 인사! 후덕하고 어찌나 잘 생기셨던지 ㅋㅋㅋ

각자 배정된 민박집으로 향한다. 내가 머무를 곳은 58호! 집을 새로 지어서 그런지 너무나 좋고 또한 들어가 보니 주인아주머니의 깔끔함이 그대로 배여 있었다.

이방 저 방으로 삼삼오오 나누어 15명이나 이곳에 머물렀지만 10명은 더 와도 괜찮을 만큼 넓은 공간이었다.


짐을 풀고는 바로 우리는 경로당 옆 게이트볼장의 제초작업이다. 가보니 가장자리 등은 사람 키만큼 무성한 풀이 가득 ~전원 투입되어 작업시작이다.

몇몇 분들은 아주 익숙한 솜씨로 낫을 이용하여 풀베기 작업이다. 나 역시 작년 참석 때 처음으로 낫을 잡아봐서 그런지 어색하지 않게 낫을 이용하여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할 수 있었다. 쏟아지는 땡볕에서 처음인 어린 학생들도 모두가 열심이다. 키만큼 무성했던 풀도 몇 시간 만에 완전 초토화~ 이렇게 모두의 힘이 모이면 안되는 게 없는 것을 많은 경험을 통해서 배웠다.

남자 분들은 그 자리에서 계속하고 여자들만 아래 당산으로 가서 주변의 잔풀제거 작업이다.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당산나무의 위력은 가히 압도적이다. 300년이나 된 것이다. 이 마을을 지키며 온 갓 모든 것을 보아 왔을 역사의 나무가 된다. 주변을 말끔히 제초작업을 하고는 당산나무의 평상으로 가서 마을벽화 장식에 쓰일 나무 판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그림은 영 소질이 없는데 ㅠㅠㅠ

그저 이 마을에 들어섰을 때 느낌을 그대로 자유롭게 표현하면 된다고 하니 난 이 마을에 들어서면서 나옹대사의 [청산은 나를 보고]가 생각났다. 이리하여 나무 판에 적어본다.


靑山兮要我(청산은 나를 보고)

 

                         - 나옹선사(懶翁禪師)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 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부수적인 어울리는 그림은 벽화 팀의 젊은 친구들이 이런 저런 조언으로 그래도 꽤나 괜찮은 작품이 탄생되었다.

창원마을에 나의 흔적이 남는다 생각하니 완성하는 내내 뿌듯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어 각자의 민박집으로 가서 저녁식사다

주인아주머니의 음식솜씨가 너무 정갈하고 어느 것 하나 맛이 없는 것이 없다. 새롭고 그야말로 시골밥상이라고 할까?

이곳의 고사리나물은 정말 압도적이다. 콩잎자반, 가지도 특이하게 요리하시고, 콩자반도 그렇고 모두가 너무나 맛나서, 그야말로 한 그릇 ‘뚝딱!’ 이다.

오죽하면 작년에 아이에게 내가 차려준 밥상보다도 더 맛나고 영양가 있는 밥상을 여기서 받아본다고 할 정도였는데 그 밥상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받았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설거지를 후딱 해치웠다.

저녁을 먹고는 경로당 앞마당에 모여 팀별 게임을 진행했는데 요즈음 젊은이들이 즐기는 게임에 함께 참여해 본다.

꼴찌에게는 다음날 마을잔치 후 설거지가 벌칙이란다. ㅠㅠㅠ

재미있게 함께 즐기는 시간이 훌쩍 지나 우리 제초&조리 팀은 꼴찌는 면하여 천막 치는 일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곳 지리산아래 창원마을의 밤은 초저녁인데도 칠흑 같은 밤이다. 도시는 온통 네온싸인 등으로 늦은 밤에도 환한데 이곳 시골은 칠흑 같지만 개구리소리 매미소리로 정겹기만 하다. 민박집으로 돌아와 하루의 노곤함을 달래며 창원마을에서의 하룻밤이 저물어간다.


 


자원봉사자 '정재윤' 님의 감동봉사이야기는,
그 감동과 즐거움 그리고 따뜻함을 오래오래 많이많이 이야기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3부작으로 나누어 포스트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