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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C가 만난사람] 인권으로 새롭게 디자인하는 자원봉사


[SVC가 만난사람] 인권으로 새롭게 디자인하는 자원봉사 



 글:  쑥이자봉씨 

사진: 범이자봉씨


큰 마음을 먹고 장애인들을 돕는 시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활동을 마친 후 봉사자들은 대부분 "너무 행복했어요","정말 뿌듯했어요"라고 얘기한다. 이러한 봉사활동이 봉사자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됐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과연 장애인 당사자분들은 행복했을까? 봉사자만 행복했을까? 봉사를 받는 사람도 행복했을까? 사람은 누구나 누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을 시작으로 커가면서 친구와 선생님 등  수 많은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또한 사람은 살면서 힘든 순간도 있고 여유있는 순간도 있다. 힘든 순간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도 있고 여유가 있을 때는 힘든 사람을 돌보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자원봉사 현장에서 활동할 때 마치 이 도움을 내가 더 많이 가져서 주는 것처럼 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의 관점을 바꿔야 할 때는 아닌가? 이러한 질문에 인권의 관점에서 자원봉사를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하는 나눔과 나눔의 박진옥 사무국장을 만나보았다. 






박진옥
 
現 나눔과나눔 사무국장(사회복지사) 
前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사무국장직 대행 
블로그: hopenana.blog.me 
페이스북 : facebook.com/goodnanum
 

인간에 대한 관점 바꾸기 

인권은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으로 태어나 누구나 누려야 하는 것이다. 자원봉사도 마찬가지다. 내가 도움을 주는 사람일수도 있지만 받을수도 있다.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의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상대방은 행복하지 않고 나만 행복한 자원봉사가 될 수 있다. "잡초는 없다" 라는 말이 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 잡초를 돈으로 본다. 풀을 팔아서 돈이되면 잡초가 아니고 안팔리면 잡초 취급을 받는다. 효용성의 가치로 모든 인간관계를 파악한다. 사람도 그렇게 돈이 없는 사람은 잡초인 것 처럼 취급당한다. 예전에 한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에 60대 할아버지가 나와서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노래를 불렀다. 심사위원의 심사평이 인상적이었다.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인생을 노래 하셨는데 어떻게 제가 선생님의 인생을 평가 할 수 있겠습니까?" 라는 평이었다. 이러한 관점이 자원봉사를 할 때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인간관계의 대등한 관계이고 인권이다. 


공동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기 

인권을 얘기 하면 갈등이 생기는 것을 본다. 특히 학교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인권을 주장할 때 더 그런 것 같다. 인권은 정말 개개인의 이익을 얘기 하는 것일까? 인권은 공동체 안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무인도에서의 인권은 의미가 없다. 사회속에서 사람들이 살면서 서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인권이 필요한 것이다. 스페인에 유네스코 무형문화제로 지정된 "인간 탑 쌓기"를 생각해보면 공동체를 이해할 수 있다. 인간탑은 누군가가 힘들다고 빠져나가면 휘청거리게 된다. 누군가 한 사람이 빠져서 좋은 것은 없다. 자원봉사도 이러한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의 맥을 같이 한다. 자원봉사를 왜 하냐? 바로 공동체 안에서 같이 살아나가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인권이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그 사람이 어떻다고 해서 그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것처럼 자원봉사 또한 그 사람의 모습이 어떠하다고해서 차별하지 않고 약점 있는 그대로를 사회에서 함께 살아 갈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월호 사건이 있었을 때 굉장히 많은 수의 봉사자들이 진도를 찾아서 봉사활동을 했다. 진도 주민 수 보다 더 많은 봉사자가 왔다 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먹고 자는 것 그리고 화장실이다. 진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봉사자가 있었는데 화장실 앞에서 대걸레를 들고 서있었던 봉사자였다. 사실 사람들은 먹고 자는 것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만 화장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 분은 빛나지 않는 그 곳에서 공동체가 잘 돌아 갈 수 있도록 묵묵히 자신의 일을 했다. 이처럼 남들이 잘 하지 않는 것들을 자신의 위치에서 공동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자원봉사 아닐까? 


특별한 변화를 만드는 책임과 의무에 대한 좋은 부담감  

내가 전에 몸담고 있었던 국제 엠네스티에서 강조하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변화"이다. 이 공동체 안에서 내가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오늘 내가 실천할 수 있는게 무엇이고 이웃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고민이 필요하다. 마틴루터킹 목사가 인종차별에 반대하기 위해 380일이 넘는 시간을  인종차별이 일어났던 버스 타지 않기 운동을 했었다. 사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인종차별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일들을 지속하며서 변화의 흐름을 만들었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은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이고 그렇기 떄문에 나에게 어떤 책무가 있는지를 매 순간 깨닫고 실천해야 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단순한 서울 시민으로서의 시민이 아니라  정말 시민이 무엇이고 시민됨이 무엇일까? 지금 대학강의를 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만나보고 인터뷰를 하는 과제를 내준다. 인터뷰를 하고 그 사람들과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다른지를 발견해 보라고 얘기 한다. 학생들이 인터뷰를 해보고 돌아와서 하는 말은 본인들과 다르지 않고 "똑같다"는 말이다. 장애인인 학생이 있었는데 소수자 중 1인 시위자를 선정하면서 자신의 엄마, 이모, 할머니가 장애인 활동 보조 서비스를 위해 1인 시위 경험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장애인인 자신을 위해서 하셨던 움직임이지만 자기가 미처 몰랐던 누군가의 노력이 나의 삶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자원봉사 또한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흐름을 바꿀 수 있고 이 흐름은 누군가의 삶을 바꾸기도 한다. 사회는 항상 누군가의 힘에 의해서 변화되어왔고 그 힘이 시민이고 시민은 자원봉사자이다. 시민의식이 없는 자원봉사자는 의미가 없다. 시민으로서의 탄생은 제2의 탄생이라고 말한다.  자원봉사자가 된다는 것은 시민으로서 거듭나는 것이라는 의미부여가 필요하다. 



행복과 연결되는 인권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인권은 행복과 연결된다. 인권이 행복과 연결되는 이유는 인권은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기 떄문이다. 나의 삶의 주체로서 내가 서는 것이다. 내가 나일 수 있는 것이 존엄이고 그것이 행복이지 않을까? 시민으로서도 내가 되고 자원봉사자도 누군가의 누군가가 될 수 있게 함께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김진숙씨가 죽을 각오를 하고 철탑에 올라가서 투쟁했을 때 살아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응원의 트위터를 날렸기 때문이다. 죽지 말아라. 우리가 함께 하고 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 그 메시지를 통해 세상에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것이 그 분이 자살하지 않았던 힘이었던 것 같다. 이것을 자원봉사로 연결하면 세상에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확인해 나가는 과정 그 속에 자원봉사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 스스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옆에 있는 사람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자원봉사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