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된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다보면 가끔씩 이해 할 수 없는 행동들이 발견되곤 한다. 아무런 목적 없는 행동들이다. 나 역시도 그러하였다. 딱히 자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이득이 될 것 같지 않은데도 고집을 피워 먼가를 하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였다. 결과가 눈에 보여 지거나, 무언가 얻어지는 목적이 있는 행동만이 나를 좀 더 높은 위치로 발전시키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흐르고, 몇 번의 이유 없이 생활의 고단함과 이유모를 허무감에 빠져들 때 내가 발견한 것은 성공 혹은 무언가의 목적에 이끌려 사는 불쌍한 나 자신이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자신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자원을 하였다. 그렇게 나에게도 봉사활동이란 것이 시작되었다.
난생 처음해보는 봉사 특히 멘토링 활동은 역시 시작부터도 나에게 순탄치 못하였다. 남들보다 봉사정신이 부족한 자신도 문제가 되었지만 그것보다도 내가 지도를 맡게 된 나의 멘티가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하는 몽골 학생이라는 점이 더욱더 나를 실의에 빠트렸다. 기왕에 시작한 활동이니 무언가 뜻 깊게 해보자! 라고 결심했던 나의 다짐은 인사와 이름조차도 제대로 나눌 수 없는 대화의 장벽 앞에서 처참히 무너지고야 말았다.
첫 만남 뒤 일주일에 한 번씩 한국어 멘토링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다행히 두 명의 멘티 친구 중에서 한 친구는 한국말을 꽤 유창히 하였지만 다른 한 친구는 좀처럼 한국어가 자라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의미 없는 시간들의 반복이라 생각되었다. 나의 관심은 자연스레 한국어가 부족한 친구에게 쏠렸지만 그럼에도 이 친구는 한국어를 배우기보다는 항상 놀거나 장난을 치는 것에만 흥미가 있었다. 언제나 ‘도움이 안 된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출발하여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는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것은 보이는 목적만을 쫓던 20여년 나의 삶의 태도가 만들어낸 착각이었다. 정형화 되어있지 못하고, 눈으로 보이지는 못했지만 분명한 변화는 일어나고 있었다. 그것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아이들의 따뜻한 가슴이이였다. 항상 나를 어려워하고, 조금은 경계의 모습을 취하던 친구들이 언젠가부터 내가 조금 늦으면 학교 밖에 나와서 나를 기다려 주고, 나를 보면 어색한 한국어로 ‘선생님 왜 늦었어?’라며 나를 따뜻이 안아주기도 하였다. 만약 나라면 방과 후 멘토링보다도 그냥 집에 가고 싶고, 선생님이 안 오면 더욱 좋아했을 텐데 진심으로 나를 기다려주는 친구의 모습을 통해 내가 이들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었음을 실감하였다.
난 사실 한국어 교습으로서는 실로 무능한 교사였다. 마음도 차가워서 아이들에게 다른 선생님들처럼 다정한 말 한마디 쉽사리 건네지 못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선생님이라 불리기도 민망한 내가 어느새 아이들에게 소중한 누군가가 되었음을 느꼈을 때 난 이제껏 알지 못했던 뿌듯함과 그리고 동시에 책임감을 느꼈다. 난 아이들에게 의지가 되어줄 한사람이 되어주었고 아이들은 나에게 의미 없는 행동의 ’의미’ 를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따뜻한 감성을 선물해 주었다.
그렇다. 의미 없는 행동의 의미는 ‘꿈틀거리는 감성’의 발현 이였다. 아무런 실효성도 목적도 없어 보이지만 우리의 감성은 차가운 세상이 담아가지 못하는 영역을 보완하고 때로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다. 하지만 자칫 하면 맹목적으로 효율만을 추구하는 세상 속에서는 잊기 쉬운 것이다. 토익 만점에서도, 학점 만점에서도 배울 수 없었던 인간의 감성은 사실은 의미 없다 생각되는, 타인과의 순수한 관계 속 숨겨져 있었다. 멘토링 봉사를 통해 그것을 깨달았다.
요즘은 봉사활동도 스펙의 시대라고 한다. 세상 속에서 보다 성공하고 좋은 위치에 오르기 위해 봉사활동이 하나의 도구이자 스펙이 된다는 것이다. 봉사활동이 이렇게 스펙의 도구가 된다는 사실은 표현만으로도 서글프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많은 수의 나의 또래 친구들이 그러한 이유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면 일단 목적이 무엇이건 성실히 봉사에 참여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어떠한 의도에서든 우리가 시작한 봉사활동은, 스스로가 책임감을 갖고 성실히 이행해 나간다면 언젠가 단순한 ‘스펙’을 넘어서 ‘스펙터클한 감성의 부메랑‘으로 돌아와 나에게 큰 가르침을 안겨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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