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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C 스토리/활동 이모저모

2013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그리고 자원봉사자


평창에 가야겠다는 욕심이나 가고 싶다는 소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말 우연한 마음에 우러남 정도. 이건 역시 매스컴의 힘이었을까요? 아님 평창스페셜올림픽의 성공적인 홍보전략? 저녁 뉴스를 들척이다 미니시리즈 드라마로 넘어가기 전 대기타임. 스포츠 뉴스에선 평창스페셜올림픽 보도 중이었죠. 자원봉사자와 선수들이 하나로 엉겨 붙어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특별한 기록도 탁월한 노하우도 없는 선수들이 모여 아등바등 미끄러운 빙판길을 허우적거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결승골에 도착하려면 한참인 선수의 모습도 보였고 아슬아슬하게 경기를 치루거나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보지만 넘어지고 또 넘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도 끝까지 결승선으로 향하는 의지의 선수들도 있었죠. 한참을 이들의 경기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그곳엔 스릴 넘치는 승부와 승리를 위한 예리한 계산들, 짜릿한 결승선의 쾌감대신 어리숙함과 무모함뿐이었습니다. 경기장의 경계가 사라지고 어느 순간 등수가 무색해지게 서로가 엉켜버립니다.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도 경기에 임하는 코치들, 봉사자도 인내를 갖고 그들을 지켜봐야하지만 그들의 모습엔 프로선수도 무시할 수 없는 무한도전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1등이 될 순 없지만 평창스페셜올림픽은 참가자와 관객들 모두가 박수 받고, 경기 하나하나가 이야기가 되는 진정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결과보단 도전하는 이들의 과정이 조명되는 평창스페셜올림픽은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 그리고 그들 곁에서 이 아름다운 승부를 함께 만들어주는 자원봉사자의 활약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5분정도의 짧은 보도였지만 뭔가 가슴이 꿈찔꿈찔 했습니다. 실제로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이 선수단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평창스페셜올림픽을 정말 멋지고 스페셜하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출발 하루 전. 일기예보는 꽤 불안했습니다. 어쩐지 몇 일간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었죠. 21일 금요일. 당일로 계획된 취재 날이자 스페셜올림픽이 시작한지 5일째 되는 날. 가는 날이 장날인지 갑작스런 폭우로 평창과 강릉의 실외경기는 대부분 취소되었죠. 하필... 도착한 횡계터미널에서 경기가 열리는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로 향하는 셔틀버스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피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만원이었습니다. 겨우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미디어카드를 받고 알펜시아 웰컴센터 및 선수촌을 둘러보았고 마침 시간이 맞아 용평돔에서 진행된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 스케이팅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왕복 8시간. 역시 강원도 당일치기는 무리였나 봅니다. 시외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선 허리가 지끈거려 창가 쪽에 푹 팬 봉에 몸을 기대어 실려 오다시피 했습니다. 꽤나 긴 여정이다 보니 잠도 들다 말아 해 핸드폰으로 찍은 자원봉사자들 선수들의 사진을 천천히 넘겨보았습니다.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봉사자들의 얼굴엔 피곤함이 역력했지만 뭔가 사명감과 책임감의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그들은 국제적인 행사의 자원봉사자로서의 자부심,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에 자신감, 스스로를 격려하고 어깨가 으쓱한 뿌듯함을 하루하루 느끼고 있었습니다. 용평 돔에서 만난 경기는 손에 땀을 쥐는 팽팽한 긴장감도 승리의 쾌감도 없이 없었지만 모두 한국의 김연아를 꿈꾸며 1분도 안 되는 음악에 맞춰 앞으로 뒤로 혹은 살짝 점프, 손으로 조심스럽게 올리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어쩌면 불안하거나 때로는 지루해보일수도 있지만 경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신이나고 흥겨운 경기였습니다. 리듬에 맞춰 타 경기 선수단들이 소리를 질러 환호했고 일반 관객들도 박수를 치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모두가 은반의 요정이었습니다.

 

 


시즌 3의 삶을 살고 계신다는 

베이비부머 고문환 봉사자,


명함을 직접 만들었어요. 지금은 비록 기자들 와서 펀치 뚫어주고 이름표 찾아주는 것이지만 난 행복해요. 시즌 3의 인생이거든. 전혀 새로운 삶을 살고 있고 즐거워요

하루에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자원봉사활동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 베이비부머세대들. 조직을 움직이려면 중간 보스. 경험자들이 있어야합니다. 제가 여기 있으면 기자들이 조심스러워합니다. 만약 어린 친구들만 있었으면 사고가 생길 때 대처하기 힘들 거예요. 경험이 없으니까요

피라미드를 생각해보세요. 저는 작은 하나의 돌입니다. 피라미드를 완성한 작은 돌들 중에 하나죠. 내가 없어도 잘 될 거야라는 안하무인의 이기적인 생각은 버려야 해요. 반대로 생각하면 이런거죠. 난 대단한 일을 했다. 이 경험이 나에겐. 내 덕분에 평창이 잘 된 것이다! 그럼 자원봉사자로서 자긍심과 프라이드가 높아질 것이에요



꼬마 선수단의 초콜릿을 구하기 위해 직접 매점을 찾아다닌 

대표단 서비스 봉사단 DAL(Delegation Assistance Liaison) 이정아 봉사자,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울 수 있고, 올림픽 준비 과정도 볼 수 있고, 친해질 수도 있고... 아 너무너무 많아요. 이런 장점들이 가득한 자원봉사... 또 없을까요?”

“24시 밀착 지원은 사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특히 제가 모르는 것을 물어볼 때 그걸 찾아보고 다시 영어로 대답하고. 알면 다행이죠. 모르면 저도 답답하고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해요. 그런데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스스로 화가 나서 더 악착같이 자료를 찾아보고 끝까지 물어물어 답을 찾게 되더라고요. 이런 것이 자기성장? 자기개발? 뭐 이런 건가요?”

봉사활동이 비록 5일차이지만 봉사를 하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자기업무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목이 쉴 만큼 소리 지르면서 열과 성의를 다해 일하는 열정. 제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수혜자들도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동료에게도 피해가 가요. 자원봉사현장은 얽혀있는 고리 같거든요. 모두 협력하지 않으면 계속 꼬이게 되지만 질서 있게 서로서로 의지하며 돕고 나누면 문제도 스스로 풀리게 되는... 아 저 말 너무 멋지게 했네요(하하)”


 

충북 제천에 위치한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사회적기업 세하앤(http://sehamall.co.kr)

 독거노인을 돕고 싶다는 우경진

스키를 배워 다음엔 선수로 참가하고 싶다는 세하앤의 HOT 맴버 최영교

다음에도 꼭 올림픽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싶다는 미모의 여자친구를 둔 공성두 봉사자


우경진 :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어요. 다른 분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고 싶어요.

최영교 : 이전엔 선수로 참가했어요. 12회 상하이 하계 스페셜올림픽에선 제자리멀리뛰기 은메달도 땄어요. 새 나라 선수들도 보고 스키도 직접 배워 대회에 참여해보고 싶어요.

공성두 : 저희는 시상보조 내빈안내 지원을 맡았어요. 경진이는 메달수여 꽃 배달을 하고요. 직접 경기도 보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봉사활동 처음이지만 이런 큰 대회에 참여해보고 싶었어요,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은 했지만 떨리지는 않았습니다.

장경숙(세하앤 담당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스페셜올림픽을 통해 잘못된 시각이 깨어지길 바랍니다. 사실 지적장애인들의 자원봉사 참여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런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 이것은 우리 친구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것입니다. 이건 정말 굉장한 일이거든요. 항상 도움을 받고 있는 이들에게 스스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은 자존감을 주는 것입니다. 처음엔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직접 현장과 부딪히면서 많이 배워갔으면 좋겠어요. 친구들도 만나고 스스럼없이 대화도 나누면서 자신감도 얻고요. 일반인도 우리 친구들도 서로서로 도움들이 교환되면서 자원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가길 소원해요.






2013 평창스페셜올림픽을 통해 느낀 점은 참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은 부담스러운 문장일 수도 있지만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도 세상은 도우려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금 더 많고 순수한 웃음과 나눔이 욕심과 다툼보다 더 세상을 앞서고 있다는 것. 그것이 먼저 인정받고 그런 마음들은 언제나 통한다는 것. 그리고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라서... 그래서 세상은 아직 더 아름답고 우리는 그런 세상을 위해 더 아름다운 것으로 만들어 가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개요

기 간 : 2013.1.29() ~ 2.5()/8일간

장 소 : 평창(알펜시아, 용평리조트), 강릉(빙상경기장 등)

참가규모 : 106개국 3,014

경기종목 : 7개 종목 55개 세부종목

(알파인 스킹, 크로스컨트리 스킹, 스노보드, 스노슈잉,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플로어 하키)

주 최 : 국제 스페셜올림픽 위원회(SOI)

주 관 :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조직위원회(SOP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