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물 교환하듯 나누고, 이를 거듭하면서 큰 배움과 깨달음을 얻는, 내가 가졌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채울 수 있는 좋은 수업.
배우 조민기에게 자원봉사가 갖는 의미이다.

2007년 12월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동 중인 조민기씨.
배우로서 활동하기에도 바쁜 그이지만 다양한 사회활동과 자원봉사 즉 ‘좋은 수업’을 위한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렌즈를 통해 세상과 나누다!
조민기씨는 종종 카메라를 들고 세상 둘러보기에 나선다.

"나무처럼 아름답고 믿음직스러운 것이 없고, 물처럼 깊고 무서운 존재가 없고, 산처럼 든든한 존재가 없는 것 같아요. 자연이 인간한테 줄 수 있는 여러가지 직접적인 혜택도 있지만 이렇게 자연을 바라보고 있으면 배우는 것도 참 많아요"

카메라에는 자연을 주로 담는다. 하늘과 나무, 아프리카의 갈라진 땅이며, 나일강...
특히 아직까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남아있는 곳을 방문하곤 한다.

그는 최근 'CEO 사진전'과 '환경사진전''도시경관기록보존프로젝트'등 다양한 사진전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환경사진전은 수익금을 캄보디아와 몽골에 '생명의 우물'을 건립하는데 기부한다. 환경재단에서 환경사진전으로 기금을 조성해 급수시설이 낙후된 아시아 지역에 우물을 파주는 사업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역시 개인적으로 우물 파주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사진전에 동참하게 됐다.

"다른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이웃에 대한 관심.
조민기씨는 그의 활동이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스스로가 먹고 사는 것 이외에 이웃, 자신이 모르는 먼 나라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다.

"그들을 보면 '아! 내가 알고 있던 문제가 큰 문제인줄 알았는데...' 싶어요. 그들은 다른 문제를 안고 살고 있고... 봉사란 여기서 조금 남은 것을 필요로 하는 곳에 재배치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이런 것들을 저 혼자만의힘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주변에서 남는 힘을 모아 필요로 하는 곳에 채워주는 전달자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1년에 하나씩 우물을 파자 

근간에는 단순한 '전달자'를 뛰어넘게 됐다.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계획해서 힘을 전달할 방법을 찾게 됐다. 우물파주기 사업이다.

올 1월에도 우간다에 다녀왔다.

"아프리카를 여행한지는 3년 정도 됐어요.
아이들과 함께 다녀오기도 했고 혼자서 가기도 했는데 할 일이 참 많아요.
큰 욕심을 낼 수는 없고 내가 과연 무엇을 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됐죠. 배불리 밥은 못 먹여주지만 그들이 맑은 물을 마시도록 좀 도와줄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우물파주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죠"

우물파주기 사업은 일회성으로 끝날 사업이 아니라 매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는 '큰 욕심없이 일년에 하나씩 우물을 파자'고 생각하고 있다.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minkis.com)에서도 '더불어'라는 이름으로 우물파주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말로는 '더불어', 영어로는 '더블(double)어'다. '우리가 함께 하면 지구가 함께 할 것이다(With Us, With Earth)'라는 뜻이다.

"통장을 만들어 제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친구들의 예쁜 마음들을 모으고 있어요.
지난번 우간다에 방문했을때, 1년동안 모은 돈으로 우물을 만들었지요. 다녀온 뒤 '여러분들이 모아준 정성으로 이렇게 했다'라고 홈페이지에 보고했어요. 그런데 기부해 준 친구들이 얼마 안되는 금액으로 자신들이 행복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며 오히려 그 곳 사람들한테 고마워하는 거예요."

그들을 통해 자원봉사의 힘을 다시한번 느꼈다고 한다.

 "봉사라는 것이 어떤 방향성이 있어서 넉넉한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전해지는게 아니라
서로 나누어 갖는 진짜 나눔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에게는 활동에 필요한 자본을 모으는 일 자체보다 그것이 어떤 마음으로 모아지고 또 어떤 마음으로 함께 나누는지, 그 내용이 정말 중요하다.


19세 엄마의 '메시아'가 되다
조민기씨가 우간다에서 처음으로 집을 지었을 때다.

"사진전으로 마련한 500만원을 갖고 갔어요. 크면 크고 작으면 작은 돈이죠. 우간다에서 그 돈으로 집을 두 채 짓고, 4 가정에 소와 염소 한 마리씩 마련했습니다."

첫 집의 수혜자는 부모가 없는 삼형제. 부모는 에이즈로 세상을 떠났는데 불행하게도 막내마저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한 집은 열아홉살난 소녀의 집이었다.
반군들에게 끌려갔다온 소녀는 아이 넷을 둔 엄마였다.
큰 애가 열 살이었다.
거기다가 아이들 넷 모두 아버지가 달랐다.
꿈많은 어린소녀가 벌써 아이 넷을 거느린 엄마가 되어
전쟁고아들만 있는 고아원에서 살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엄가가 있기 때문에 고아원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열아홉살짜리 엄마가 매일 기도 했대요. 우리가 나가서 살 집을 좀 구해달라'고 그런 친구에게 집을 지어주게 된 거죠. 어린 엄가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면서 "당신이 메시아"라고 하는 거예요"

조민기씨는 그때 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좋은 돈'이 될 수도, '흉한 돈'이 될 수도 있다는 배움이었다.

이제는 남을 도와줄 수 있게된 한국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일원이 되고 ,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느냐 마느냐,
국민소득 2만달러를 언제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등등 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된 것은 불과 몇 년사이의 일이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것만으로 해결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이른바 '선진국'의 원조와 도움이다.
그 바탕위에 국민들이 더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이만큼 잘 살게 되지 않았을까.

조민기씨는 "상도의를 따졌을 때 우리도 무언가 그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돼야 옳지 않을까" 물었다.

"전 세계적으로 구호를 받는 나라와 구호를 해주는 나라는 많아요.
그런데 구호를 받다가 구호를 할 수 있게 된 나라는 딱 두 나라 밖에 없어요. 우리나라와 대만이예요"

그런 점에서 조민기씨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의미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외국에 나가서 함께 나누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 말이다.


봉사활동은 '면죄부'가 아니다.
최근에는 봉사활동, 나눔활동을 하는 연예인들이 많아졌다.
그들의 열정적인 활동과 참여는 반갑지만 마음 한 편에서는 우려도 생긴다.

"스스로가 '나는 이런 좋은 활동을 하니까 이정도는...'하고 용서해 버리는 경우를 가끔 봐요.
그 사람들을 손가락질하기보다는 나는 혹시 그러지 않았나, 나도 그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 연예인들은 일을 통해서 명예도 얻고 돈도 벌고, 다른 직업들을 가진 사람들과 다르게 대중들의 사랑을 받잖아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거든요"


홍보대사 조민기가 하고 싶은 일

조민기씨는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홍보대사를 맡으며 "굉장히 과분한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숱하게 선행을 베푸는 많은 연예인들과 비교해 그다지 많은 일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큰 센터 홍보대사로서 욕심도 크다.

"금전적인 것 보다는 함께 이야기하고 시간을 보내는 일들이 어쩌면 그들이 원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명절 때 떡국 한 그릇씩 나눠 먹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다 드셨으면 안녕히 가세요'하는게 아니라 상을 물리고 난 뒤에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같이 들어주는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는 홍보대사로서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얼굴 역할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자신부터 직접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할 생각이다.

"봉사라는 단어가 싫어요.'내 것을 다 버려서 내려 놓는다'는 뜻인데 사실 그렇게 까지 할 자신이 없어요. 왜냐면 저도 자식이 있고..."

하하하. 큰 웃음이 뒤따른다.

사실 그 큰 이름에 눌려 처음 가졌던 좋은 마음이 지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봉사라는 개념보다는 그냥 '나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 그 들에게 없는 것들을 나누는 일이다.

"그들에게 전부 다 없는 건 아니거든요. 우리는 갖고 있어서 못 보는 것들을 그들은 없어서 볼 수 있는 것들도 많이 있죠.
그런 것들을 서로 물물교환하듯이 나누다 보면 거기서 오는 큰 배움과 깨우침이 있어요.
자원봉사는 나눔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채우는 좋은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위 인터뷰는 <자원봉사 서울 Vol.3 2008 여름호> 에 실린 글을 발췌하였습니다.
 

 

 

 

제3세계 아이들을 위해 제작된 드림-켓을 2010년 7월 센터 홍보대사인 조민기씨가 아프리카-부르키나파소에 전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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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원이자봉이 서울시자원봉사센터블로그